철도공사가 서울 용산역세권에 600m(140층) 높이의 초고층 복합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한 것을 계기로 초고층 빌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도심 과밀화를 이유로 초고층 건축에 부정적이었던 서울시가 철도공사 계획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인 마천루 시대가 열릴 것이란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타워팰리스 최고층기록 곧 깨져

현재 전국에서 추진 중인 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 계획만 7개나 된다.



서울 중구청은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된 세운상가에 현존 세계 최고층인 아랍에미리트의 버즈 두바이(160층,860m 이상)보다 높은 220층(960m)짜리 '랜드마크빌딩' 건립계획까지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



중구청 관계자는 "세운상가는 청계천과 남북녹지축의 교차점에 위치해 있어 랜드마크빌딩이 세워지면 관광객 유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인천 송도에 지어질 인천타워(151층,610m)는 현재로서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될 전망이다.

인천경제청과 포트먼 컨소시엄 측은 "이 빌딩은 내년 착공예정이어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세운상가 초고층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철도공사의 용산 초고층빌딩은 국내 3위지만,현존 국내 최고층인 도곡동 타워팰리스(69층,261m)는 물론 아시아 최고층인 대만 타이베이 101빌딩(110층,509m)보다 높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송파구 잠실동 제2롯데월드(112층,555m)보다 높은 600m로 건축키로 했다"며 "용산구와의 협의를 거쳐 마련한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서울시가 수용하면 바로 사업자 선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네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될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는 지난 6년간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해 고전했지만,최근 서울시가 계획을 새로 짜 시공업체 선정에 나설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잠실 제2 롯데월드도 정식 착공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경주 첨성대를 본뜬 미국 SOM사의 설계디자인이 서울시에서 통과된 상태다.

성남 비행장과 가까워 아직 공군 측의 반대가 있지만,최근 비행안전성에 대한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의견을 절충하고 있다.

◆지방에서도 '높이 경쟁' 치열

지방에서도 지자체들이 관광객과 외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높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천에서는 송도 인천타워에 이어 68층짜리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T)가 지난 1일 착공식을 가졌다.

2010년에 준공될 예정이어서 타워팰리스가 갖고 있는 국내 최고층 기록을 가장 빨리 갈아치울 전망이다.

부산도 초고층빌딩 건축에 적극적이다.

2001년 착공한 부산 롯데월드는 최근 당초 계획보다 46m 높은 510m로 계획을 수정해 2013년 완공을 목표로 층수를 올리고 있다.

특히 부산시가 첨단 도시로 개발하고 있는 해운대 우동 센텀시티에서는 초고층 건물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최고 106층(460m)의 부산월드비즈니스센터(WBCB)는 내년 첫 삽을 뜬다.

개발주체인 솔로몬그룹 측은 "아시아 최고층을 위해 111층으로 층수를 변경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도 최고 70층 높이의 복합주거단지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이 밖에 지방에서는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도 연이어 들어서고 있다.

대구 두산동에서는 57층짜리 '두산동 리더스뷰(가칭)'가 연내 착공된다.

포항에서는 48층의 '두산위브 더제니스'가 곧 첫 삽을 뜬다.

또 마산 양덕동 '메트로시티'에는 60층,청주 대농부지 '지웰시티'에는 55층짜리 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