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끝에는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물밀듯이 몰려온다. 가장들은 장시간 운전에 지쳐 근육 뼈가 저리고 이유없이 나른하기만 하다. 부인들은 시부모 처가댁 어른들 수발에 아이들 단속하며 음식도 장만해야 하니 심신상태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름하여 한국에만 존재한다는 '명절증후군'.더욱이 올해는 설 연휴기간이 3일밖에 안 돼 증후군이 더 심할 전망이다. 복병이 하나 더 있다. 과음 과식으로 인한 비만 지방간 고지혈증 뇌심혈관계질환 등을 걱정해야한다. 연휴기간 중 건강관리요령을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알아본다.


운전피로 스트레칭으로 해소


차 창문을 닫고 같은 자세로 장시간 운전하면 혈액순환이 정체되고 몸 안에 이산화탄소가 축적돼 졸리거나 하품이 나오기 일쑤다.

정맥피는 주로 하지 장딴지 근육이 수축함으로써 발에서 심장까지 올라가는 데 장시간 앉아 있으면 장딴지 근육이 움직이지 못해 정맥피가 고이고 혈전이 생성될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2시간 운전할 때마다 10분식 휴식하면서 신선한 공기도 들여마시고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야 한다.

스트레칭은 굽혔던 역방향으로 펴기보다는 순방향으로 조금씩 자극을 준 뒤 점차 강도를 높이며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바람직하다.


평소와 같은 생활리듬 유지


고향집에 가서 밤새도록 설날 특집영화를 본다거나 고스톱을 치면 신체리듬이 깨지고 면역력이 떨어진다. 또한 날이 춥다고 방안에 틀어박혀 있으면 운동 부족으로 관절이 굳거나 호흡능력이 떨어진다. 평소와 다름없는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이 추울까봐 방을 너무 뜨겁고 건조하게 하면 아토피성 피부염 천식이 악화되거나 구토 체증이 유발되므로 주의한다.


겨울철 식중독 주의


겨울철이라고 식중독에 대해 안심할 수 없다.

겨울에도 잘 씻지 않은 채소나 조리자의 손 등을 통해 노로바이러스나 로타바이러스가 음식물에서 증식,설사를 유발한다는 게 최근 밝혀졌다. 특히 제수음식은 미리 장만해 상온에서 오래 보관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리한 음식을 실내에서 2시간 이상 놔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만든 지 오래된 음식은 70도 이상에서 3분 또는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해 먹어야 한다.

제수음식을 밖에서 주문했다면 위생상태를 더욱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


간단한 응급대처법


설사가 계속되면 탈수현상을 막기 위해 물을 충분히 섭취한다. 과식 후 급체에는 소화기 운동을 강화시키는 소화제나 위장관운동촉진제가 효과적이다. 한나절 정도 금식으로 위를 비운 다음 상태가 좋아지면 죽과 미음 등 부담이 적은 음식을 먹는다.

기름기 있는 음식을 피하면서 보리차 꿀물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과 열량을 보충해 준다. 설사 유발 신경중추를 억제하는 지사제는 설사를 빠르게 멎게 하지만 유독물질의 배출을 막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유독물질을 흡착 배설하는 지사제가 권장된다. 배에 가스가 차면 가스배출제나 가스흡착제를 먹는다.화상을 입으면 흐르는 차가운 물로 열기를 식힌 다음 바셀린거즈를 붙이고 공기가 통할 정도로 붕대를 감아준다.

유소아는 고열이 계속되면 경련이 일어나고 뇌 기능이 손상될수 있다. 체온이 38도를 넘으면 옷을 벗기고 찬물과 알코올로 마사지해 준다.

해열제는 성인복용량의 4분의1~2분의 1정도 먹인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도움말 = 이정권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선우성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