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한 단계 더 나아갔으나 상업성 부족이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쳤던 것 같습니다."

국내 5대 게임 개발자 중 한 명인 IMC게임즈의 김학규 대표는 자신이 만든 MMORPG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아이템 현금 거래,게임 몰입,작업장 등 기존 게임의 병폐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많은 시도를 했으나 생각만큼 잘 안 됐다"는 게 김 대표의 결론이다.

여러 가지 부족한 점을 깨닫는 기회가 됐다는 것.흥행이나 시장성이라는 현실적인 환경보다는 개발자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애썼다는 김 대표는 게임 시장에서의 성공과 한국 온라인 게임의 진보라는 두 평행선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애쓰는 개발자 중 한 명이다.

지금까지는 게임성 등이 중요한 역할수행게임(RPG)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부분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온라인 게임의 필수 요소인 커뮤니티성이 부족했다고 자책했다.

이 때문에 요즘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업데이트에서는 미비점을 보완하는 데 힘쓰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업데이트가 계획돼 있으며 게이머들과의 피드 백을 통해 콘텐츠를 하나씩 채워나가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그라나도 에스파다'를 둘러싼 두 가지 화제인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통령상 수상과 무료화 전환에 관한 질문을 하자 그는 웃음을 보였다.

"상금은 직원들에게 골고루 나눠 줬습니다.

고생을 많이 했거든요." 지난해 12월 무료로 과금 체계를 전환한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이 나올 만큼 신규 가입자와 동시 접속자 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MMORPG 시장이 죽은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에 대해 그는 동의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온라인게임 시장을 이끌어가는 것은 MMORPG입니다.

MMORPG를 쉽게 대체할 만한 다른 게임 장르가 있을까요." 좀 더 성숙해지기 위해 여러 시행착오를 겪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올해는 '그라나도 에스파다'의 안정화 작업과 해외 진출에 주력할 생각이다.

"이미 아시아 여러 국가와 계약을 맺었습니다.

아마도 과금 체계는 부분 유료화가 될 것 같습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