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선 복선전철이 지난 15일부터 개통된 것을 계기로 그동안 관심을 끌지 못했던 수도권 북부지역 부동산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정비구역과 군사시설보호구역 등으로 묶여 있던 의정부시,양주시,동두천시가 소요산역~의정부역 25.6km 구간 개통으로 서울과 한결 가까워져 개발이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특히 녹양역 등 4개 신설역 주변은 집값이 오르고 미분양 아파트가 빠르게 소진되는 등 부동산시장이 크게 활기를 띠고 있다.


○신설역 주변 택지지구 관심 커져

이번 경원선 복선전철 개통으로 가장 큰 혜택이 예상되는 곳은 신설된 4개 역 주변이다.

의정부시 녹양역(녹양 국민임대택지개발지구),양주시 덕계역(미개통·옥정택지개발지구),동두천시 지행역(송내ㆍ생연택지개발지구),보산역(보산관광특구) 등 신설역 인근 택지지구 입주민들은 그동안 버스에만 의존해오다 전철이용이 가능해졌다.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현재 소요산~의정부 구간에는 하루 138회 전철이 운행하며 서울 종로까지 1시간 전후면 닿을 수 있다.

특히 승하차 인원이 6만3000명(평일 기준)에 달해 유동인구 증가에 따른 상권 등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이 같은 기대감으로 신설역 주변 집값은 상승세다.

의정부시 녹양역 주변 아파트값은 최근 두 달 사이에 최고 50%나 올랐다.

이곳 희망공인 관계자는 "3개월 전 1억원에 거래되던 현대아파트 24평형이 지금은 1억5000만원에 호가되고 있지만,내년 상반기에는 더 오를 것이란 집주인들의 기대감으로 매물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많이 올랐지만,아직도 가격이 저렴한 수준이어서 서울 강북지역이나 파주,남양주 등 외지인들이 전세를 끼고 집을 많이 샀다는 게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녹양역 앞 근린상가 구입 문의도 늘고 있지만,현재 1층 10평 기준으로 보증금 1000만원에 월임대료가 50만~60만원 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역 바로 앞에 주택공사가 짓고 있는 휴먼시아 3,4단지 712가구 및 국민임대 1200여가구가 2008년 입주하면 배후인구가 크게 늘어 상권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역 앞 5000여평을 유명 유통업체가 매입해 앞으로 할인점이나 백화점으로 개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지공인 관계자는 "10평대 장기 임대아파트가 많아서 고급 상업시설은 힘들겠지만 상권이 커질 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송내.생연지구 속속 계약

동두천에서는 지행역 인근 송내ㆍ생연지구가 빛을 보고 있다. 2003년부터 입주한 부영 2차아파트(임대)의 경우 빈 집이 많았지만 하반기부터 속속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이 아파트 분양을 맡고 있는 김용태 주임은 "지행역 바로 앞이라는 입지적 여건 때문에 갑자기 구입문의가 늘어 지금은 1,2층만 남은 상태"라고 밝혔다.

작년에 입주한 현진에버빌,대방노블랜드 등 민영아파트도 최근 미분양물량이 모두 소진됐다.

가을 전세난에 서울 강북지역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역 인근 지행공인 관계자는 "입주한 지 1년 된 아이파크 아파트는 지난 상반기만 해도 1000만~2000만원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어있었지만,지금은 그 때보다 3000만~4000만원 올랐다"고 말했다.

전철 개통과 함께 미군부대 이전 소식과 인근 재생병원 개발 호재도 집값 형성에 한몫하고 있다.

이 같은 개발 기대감으로 실제 땅을 매입하려는 외지인들도 많아졌다.

롯데공인 관계자는 "역에 가까운 관리지역은 100만~150만원을 호가한다"며 "내놓으려는 땅주인이 없어 거래는 많지 않다"고 전했다.

○군부대 이전 부지활용 관심

해당 지자체들이 역세권 발전 계획을 내놓고 있는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동두천시는 동두천중앙역을 동두천의 중심상권지역으로 개발하고 보산역과 소요산역 주변을 관광지로 특화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의정부는 반환 미군 공여지와 연계해 역세권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양주시에서는 경원선 연결을 계기로 현재 개발 중인 덕정지구,옥정지구,회천지구 등의 사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그동안 주거지역으로서 인기가 없었던 의정부 동두천 등 북부지역이 경원선 개통과 뉴타운 개발,군기지 이전 등으로 차츰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군부대 이전 부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