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엔씨소프트 넥슨 등 온라인게임 3사의 일본 법인 대표들은 똑같은 소망을 갖고 있다.

온라인게임으로 일본 열도를 점령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이들은 사명에 '-재팬'이란 꼬리표가 붙어 있지만 일본 현지법인이 본사를 뛰어넘는 글로벌 업체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도쿄게임쇼 개막일인 지난 22일 도쿄 시부야구 에비수의 NHN재팬 본사에서 만난 천양현 NHN재팬 대표는 "일본 현지법인 자체로 글로벌 게임회사로 성장하는 게 꿈"이라며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이 성장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NHN재팬은 지난해 4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610억원을 목표로 세웠다.

내년에는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일본 게임포털 1위를 차지한 데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아라드전기'(던전앤파이터)와 캐주얼 야구게임 '패미스타온라인' 등을 잇따라 선보여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같은 날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 도쿄돔 앞 호텔에서 만난 엔씨재팬 김택헌 대표는 "올해 440억원,내년엔 54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며 "라그나로크가 일본에서 세운 단일 온라인게임 최대 매출 기록을 내년에 갈아치우겠다"고 장담했다.

'라그나로크'가 일본에서 세운 최대 매출 기록은 500억원 수준.김 대표는 내년에 '리니지2'의 일본 매출이 5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넥슨재팬의 데이비드 리 대표는 넥슨재팬 매출이 올해는 지난해보다 72%나 늘어난 45억엔(365억원),내년엔 최대 80억엔(6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고성장 전망은 같지만 전략은 각기 다르다.

천양현 대표는 게임 현지화로 NHN재팬을 일본에 뿌리 내린 게임회사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게임이든,일본 게임이든 일본에서는 NHN재팬을 통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겠다"고 말했다.

NHN재팬은 최근 일본 Q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슈팅 퍼즐게임 '메테오스 온라인'과 MMORPG '엔젤 러브 온라인'을 서비스하기로 했다.

김택헌 대표는 'MMORPG 세계 제왕'을 노리고 있다.

일본 업체들과 MMORPG를 공동 개발,내년에 다수를 추가로 내놓기로 했다.

내년 여름께는 MMORPG에 특화된 게임포털을 선보일 계획이다.

넥슨재팬은 캐주얼게임 MMORPG 등 온라인게임의 영역뿐 아니라 콘솔·모바일 등 플랫폼의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아울러 넥슨만의 부분 유료화 모델을 정착시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한편 '캐주얼게임 제왕' 자리를 차지할 계획이다.

데이비드 리 대표는 "통신사업자인 보다폰과 손잡고 내년부터 넥슨 게임의 모바일 버전과 넥슨모바일에서 개발 중인 게임을 서비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도쿄(일본)=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