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식 사회 모델(social model)로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며 다른 나라들의 부러움을 샀던 스웨덴의 경제 시스템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고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유럽식 사회 모델이란 국가가 복지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본주의를 말한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스웨덴 모델'이라는 특집 기사를 통해 "스웨덴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5.6% 성장했지만 바깥에 알려진 것보다 실업률이 훨씬 높고 창업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며 "스웨덴 경제가 고용 없는 성장과 공공 부문 실패 등으로 과거 명성이 바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웨덴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높은 경제 성장률과 낮은 실업률 등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스웨덴 경제가 이미 전성기를 지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화려한 스웨덴 경제 발전의 이면에는 약점들이 많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공식적인 실업률은 6%로 보통 10%를 웃도는 여타 유럽 국가들에 비해 낮다.

하지만 조기 퇴직자나 일할 의욕이 있는 학생들을 실업자에서 제외하는 등 실업통계가 왜곡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매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스웨덴의 실제 실업률은 15~17%에 달하고 청년 실업률은 유럽 국가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과도한 규제와 세금 등으로 창업 환경이 좋지 않다.

스웨덴의 50대 기업 중 1970년 이후 탄생한 기업은 단 1개에 불과하다.

유럽중앙은행의 조사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생산성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들 중에서 바닥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식 사회 모델을 상징하는 노르딕 모델이 경제 발전을 위한 많은 나라들의 모범 사례로 인식돼 왔지만 스웨덴의 사례에서 보듯 어느 특정한 나라의 모델을 따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