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이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야후를 제치고 차세대 온라인 산업을 점령하기 위한 야망으로 미국 오리건주의 한 마을에 초대형 컴퓨팅센터(서버센터)를 짓고 있다.

서버센터를 확장하면 온라인 처리 속도와 능력이 커져 검색이나 각종 인터넷 서비스 수요 확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구글이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동쪽으로 80마일 정도 떨어진 댈즈에 거대한 컴퓨팅센터를 건설하고 있다"며 "컬럼비아 강변에 위치한 이 컴퓨팅센터는 향후 전 세계 온라인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구글의 '비밀 병기(secret weapon)'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컴퓨팅센터는 미식축구장 2개 정도의 크기로 지어지고 있으며 대규모 시설에서 나오는 열을 식히기 위한 대형 냉각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구글은 철저한 보안을 위해 댈즈 시 정부와 비밀 유지 협정을 맺고 지난해부터 조심스럽게 이 컴퓨팅센터 건설을 진행해 왔지만 최근 현지 언론 등을 통해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구글이 공장 부지로 컬럼비아 강변을 택한 것은 이 지역이 수력발전소가 밀집해 있으며 전기 요금이 미국 내 최저 수준이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MS와 야후도 최근 댈즈에서 북쪽으로 130마일 정도 떨어진 컬럼비아 강변 도시인 워싱턴주의 퀸시와 웨내치에 각각 대형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겠다고 밝혀 '컬럼비아 강을 낀 결전'이 볼만하게 됐다.

그러나 현재 구글이 건설 중인 컴퓨팅센터는 MS나 야후가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규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이 최신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경쟁 업체보다 데이터 처리를 더욱 빠르고 싸게 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의 컴퓨팅 시스템은 2001년에는 8000여대의 서버로 하루 7000만여 웹페이지를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2003년 말에는 운영 서버 수가 10만개를 넘어섰으며 현재는 전 세계 25개 지역에 45만여대의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일랜드 등지에 주요 공장이 있으며 최근엔 애틀랜타에도 컴퓨팅센터를 건립하기도 했다.

MS의 경우 현재 20만여대의 서버를 갖춘 컴퓨팅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1년까지 서버 수를 80만대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편 구글의 이번 컴퓨팅센터 건설은 인구 1만2000여명의 소도시인 댈즈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장 건설로 인한 일자리 창출이 늘어나고 있고, 올해 말 컴퓨팅센터가 문을 열게 되면 새롭게 200여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의 컴퓨팅센터가 들어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 지역 부동산 가격도 40%나 올랐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