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북측이 24일 전통문을 보내 경의선, 동해선 열차 시험운행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전격적으로 밝혀오자 일순간 침통한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북측으로부터 열차운행 취소를 알리는 전통문을 접수한 뒤 오전 10시부터 장관실에서 이종석(李鍾奭) 장관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북측의 진의파악과 함께 대책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회의 도중 "북측이 오늘 오전 전통문을 보내 경의선, 동해선 열차시험 운행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짤막하게 전통문 접수 사실을 밝힌 뒤 곧바로 회의장으로 돌아갔다.

열차시험운행을 남북관계 개선의 일대 전기로 삼고자 열의를 보였던 이 장관도 북측의 일방적인 취소 통보에 적지않은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는 조만간 브리핑을 통해 정부의 입장과 대책을 밝히기로 하고 수위조절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들은 전날 오후 북측이 열차에 탈 우리측 탑승자 명단을 북측에 통보하겠다는 우리측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만 해도 "열차운행은 어떤 식으로든 예정대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해 왔던 만큼 `충격'이 적지 않은 듯했다.

정부는 전날 오후 경의선과 동해선 열차에 탑승할 우리측 200명(경의.동해선 각 100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으나 북측은 명단 교환절차에 응하지 않았다
특히 통일부 당국자들은 북측이 열차시험운행 하루 전 돌연 취소 통보를 해온데 대해 낭패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배경파악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일단 이번 북측의 열차 시험운행 취소 결정이 북측 군부의 반발에 따른 것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통일부 관계자들은 또 북측이 시험운행 예정일 하루전에 시험운행을 전격적으로 취소함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가 냉각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이번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 관계자는 "열차시험 운행이 일단 취소됐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남북관계가 악화돼선 안된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