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의 '미래 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 대 프랭클린템플턴의 '템플턴그로스펀드'. 국내 펀드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펀드들이다. 미래 인디펜던스펀드는 회사형인 뮤추얼펀드로 신탁재산의 60∼90%를 주식으로 운용한다. 템플턴그로스펀드는 내부 운용원칙상 신탁재산의 80∼90%를 주식에 투자하는 계약형펀드이다. 두 펀드 모두 주식 투자 비중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디펜던스펀드는 지난 2001년2월14일 설정된 후 69.64%(2003년1월20일 기준가격 기준)의 누적수익률을 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5.97% 상승하는데 그쳤다. 템플턴그로스펀드도 수익률이 높다. 두 펀드는 국내 투신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두 펀드의 공통점을 통해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공동운용 시스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두 펀드가 엄격한 공동운용시스템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펀드매니저 혼자 독단적으로 주식 매매를 결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디펜던스펀드의 경우 운용책임자와 리스크관리자,리서치 담당임원 등 7명으로 구성된 투자전략위원회에서 주식매매 등을 결정한다. 템플턴그로스펀드도 공동운용방식을 통해 시장이 아닌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시장수익률을 웃도는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 템플턴 본사의 운용 철학을 지키고 있는지도 반드시 짚고 넘어간다. 이들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가 대기업 계열이 아닌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업계에선 두 펀드의 경우 계열사 주식을 교환 형식으로 사주는 편법적인 운용행태가 없기 때문에 나름대로 운용철학과 원칙을 지킬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화·장기화로 승부 두 펀드는 모두 개방형이다. 투자자들이 언제든지 가입할 수 있고 환매(해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매년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중도에 자금을 되찾아가는 투자자는 많지 않다. 템플턴그로스펀드의 경우 설정초기 10억여원이었던 펀드규모가 6개 펀드 총 7천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고객의 신뢰를 쌓은 결과다. 오세현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 이사는 "꾸준하게 수익을 올려 미국의 템플턴처럼 오래 끌고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디펜던스펀드도 그동안 두 차례 배당을 하고도 펀드규모가 2천6백억원대에 달하고 있다. 운용철학을 지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낸 결과 펀드의 대형화 장기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질적 성장을 꾀해야 전문가들은 국내 투신산업이 앞으론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 한국의 투신 수탁고는 GDP(국내총생산)의 32%(2002년 9월말 기준)다. 일본의 경우 GDP의 8%이고 미국은 58%다. 양적인 성장은 어느정도 돼 있는 셈이다.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국내 가계 금융자산 가운데 주식관련 자산비중은 7%에 불과하다"며 "운용사가 주식형펀드에서 꾸준한 수익률을 올려 고객의 신뢰를 얻어내야 기관투자가로서 증시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는 질적인 변화를 일궈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