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의 막판 집중력 저하로 난타전끝에 3위 자리를 투르크 전사들에게 내주고 말았다.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 한일월드컵 3.4위전에서 한국축구국가대표팀은 돌풍의 주인공인 터키를 맞아 맹공을 펼쳤지만 피로누적과 집중력 저하로 3골을 내주며 3-2로 아깝게 패했다. 전반을 1대3으로 뒤진채 후반을 맞이한 한국은 후반 48분 송종국의 멋진 중거리슛으로 한 점을 만회했지만 동점골을 터뜨리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이날 서해교전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과 함께 킥오프된 경기는 역대 월드컵 경기중 최단시간내 득점기록을 세웠다. 경기시작 11초 한국 골문 아크 정면에서 볼을 다투던 홍명보가 실수한 틈을 놓치지 않은 하칸 슈쿠르가 달려들며 골문을 갈랐다. 이날 전반전에서 한국은 이번 대회수비의 '자물쇠'인 최진철과 김태영이 부상으로 선발에서 제외되고 이 자리에 지난 4강전에 교체투입돼 활약했던 이민성을 선발 출장했으나 불안한 수비력을 보이며 손쉽게 뚫리는 모습이었다. 터키의 투톱 슈퀴르와 만시즈는 전반 내내 한국 문전을 위협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이후 전반 9분께 이을용의 터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의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만회골을 득점했다. 동점의 기쁨을 느끼기에도 너무나 짧은 전반 13분께 이번엔 터키의 만시즈가 아크 정면에서 추가골에 성공해 터키는 다시 앞서 나갔다. 이후 반격에 나선 터키는 만시즈가 33분께 추가골을 얻어내며 점수차를 벌렸다. 홍명보가 나가고 김태영을 투입하며 시작된 후반전에서 5분께 한국은 오른쪽에서 올린 코너킥이 문전 혼전중 흘러나오자 이천수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을 벗어났다. 9분께 안정환의 힐 패스를 이어받은 이을용은 아크 왼쪽까지 치고들어가 슈팅을 날렸으나 골문과는 거리가 멀었다. 후반 19분 한국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길게 올라온 크로스를 골키퍼가 잡다 놓친틈을 타 박지성이 달려들며 슈팅을 하려 했으나 뤼슈틔 레치베르 골키퍼의 재빠른 제2동작이 한발 빨랐다. 차두리가 20분께 교체투입되면 빠른 스피의 한국공격이 살아나며 터키진영을 맘껏 휘저었다. 27분 한국은 대각선 패스를 이어받은 설기현이 아크 왼쪽에서 완벽한 찬스를 얻어 한번 접으며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볼은 크로스바를 넘어 하늘로 날았갔다. 피로누적으로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는 안타까운 모습. 이후 한국은 왼쪽 측면을 돌파한 최태욱이 올려준 센터링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머리로 떨궈주자 안정환이 볼을 잡아 이천수에게 연결했으나 이천수의 슈팅은 골키퍼의 손에 걸리고 말았다. 경기 종반에 접어들며 한국 선수들은 파상공세로 터키 골문을 두드렸으나 결정력의 부족으로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후반 인저리 타임에 들어간 47분께 송종국이 절묘한 중거리 슛으로 한골을 만회했으나 이내 경기는 종료됐다. 이로써 한국은 터키와의 역대전적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하는 오명을 남겼다. 한편 경기장을 찾은 붉은 악마와 한국 응원단은 'CU@K리그'라는 카드섹션을 벌이며 월드컵 열기를 국내 프로축구 부흥으로 이어가자고 제안했으며 대형 터키깃발 등을 태극기와 함께 흔들며 양국을 함께 응원했다. [한경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