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주부들이 자신만의 공간을 원한다. 공부방을 원하는
아이들,사랑방내지 서재를 갖고 싶어하는 남편과 마찬가지로 주부들 또한
안방이나 침실이 아닌 혼자만의 장소,남편이나 아이들의 참견이나 훼방을
받지 않고 홀로 있을수 있는 방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집이 아닌 외부에 있으면 더욱 좋겠지만 그같은 일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집안에 있되 누구도 함부로 침범할수 없는 방,혼자 책도 보고 글도
쓰고 취미생활도 즐길수 있는 방,집안이라는 느낌이 들지않는 독립된
공간을 가지고자 한다.

사진은 방 하나를 주부의 취미공간내지 작업실로 꾸민 예를 보여준다.

자그마한 개인 사무실같은 느낌을 주는 이 방의 특징은 이렇다할 가구가
없는 점.

장롱도 장식장도 없다. 단순하고 큼직한 통나무테이블과
파일박스,테이블용의자와 휴식용 또는 손님접대용처럼 보이는 의자 하나가
전부이다.

집안내부의 장소라기보다 바깥에 동떨어진 독립공간처럼 만듦으로써
일정시간 만이라도 혼자서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할수 있도록 꾸민 셈이다.

가구를 최소화함으로써 일하는 장소의 느낌을 최대한 살린 이 방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벽면에 붙박이장 형식의 장식대를 만들어 오디오와
컴퓨터등을 놓을수 있게 만든 대목이다. 서랍이 없는 점을
감안,정리함으로 골판지상자를 이용한 것도 실용적인 면모를 엿보게 한다.

현대적인 분위기의 스탠드는 가구없이 꾸민 이 방을 나름대로 세련되게
만들고 책상과 장식대위의 소품들은 방주인의 소박하지만 감각있는
컬렉션취미를 전한다.

기하학적 무늬의 수직카펫과 조각보는 벽면의 세계지도가 주는 다소
딱딱한 느낌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불어넣고 있다.

벽면과 천장 바닥이 모두 연한 갈색인 점을 감안,테이블과 파일박스 의자
카펫을 모두 짙고 옅은 나무색으로 통일한 것은 이 방이 어째서 혼자 있기
좋은 조용하고 편안한 방으로 느껴지는가를 알게 해준다.

밀짚바구니에 담긴 국화는 안정된 사무실 분위기의 이 작업실에 생기와
활기를 던지는 효과를 내고 있다.

<박성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