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 상관관계 조사분석 ***
증시와 부동산경기는 어떤 함수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흔히 부동산투기억제시책이 나오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부동산으로 몰리는 시중의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부동산투기억제시책도 증시에 별다른 효험을
나타내지 못했다.
토지공개념의 도입에서부터 택지소유상환제실시등 강도높은 대책들이
발표되고 제시됐으나 증시의 무기력장세에는 도움을 주지못했다.
공포에 그쳐왔던 그동안의 "부동산투기억제시책"에 비추어 정부의
정책의지를 믿을수 없다는 측면이 강하기 때문이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노사분규/미국의 통상압력등 경제여건악화로 인한
불투명한 경기전망등이 증시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고 "부동산투기억제"라는
호재가 이를 반전시키기에는 힘겨운 상황임에 틀림없다.
정부는 27일 부동산종합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택지공급확대를 위해 수도권에 신시가지를 만들고 토지거래허가제를
실시하는 것등이 주요 골자로 알려져있다.
투기억제시책이 될지 투기조장시책이 될지는 뚜껑을 열려봐야 알겠지만
투기를 막을수 있는 근본대책으로 큰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성 싶다.
그러나 비실거리는 증권시장을 조심스럽게 쳐다보고있는 증권관계자들이나
투자자들은 정부의 부동산대책에 상당한 관심을 쏟고 있다.
주요증권사들이 부동산가격과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될수있다.
한일증권은 최근 조사자료에서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부동산 가격을 앞서
상승세를 지켰으나 단기적으로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규제책발표 일단 호재로 작용 ***
지난 77년 8월의 부동산규제조치이후 4개월 사이에 주가는 15%나 올랐고
78년에는 세차례의 부동산투기억제조치가 있을때 마다 주식시장은 단기 급등
현상을 보여준 것으로 지적됐다.
83년 4월과 85년 5월의 부동산규제조치때 역시 주가는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다.
또 88년의 8.10조치때에도 종합주가지수는 하루에 20포인트가 치솟았다.
이같은 일련의 사례를 통해 주식투자와 부동산투자는 단기적으로
대체투자수단이 되고 있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거액의 자금이 일시에 증시로 몰려들 가능성은 적은편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시장을 빠져나온 자금은 은행의 요구불예금으로 들어가
대기성자금화하는 경향이 짙어지기 때문이다.
한일증권은 이때문에 부동산투기억제책은 중간규모의 부동산자금을 증시로
넘겨주는 한편 부동산자금이 대기성자금화돼 금융기관으로 몰려 기관투자가인
금융기관의 매수의욕을 높이는 간접적인 효과를 줄수있다고 평가했다.
럭키증권의 조사결과역시 대체로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경기 또한 주가와 마찬가지로 경제순환과 같은 흐름을 타고 있지만
통화량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경우 부동산과 주식은 서로 대체적인 투자수단이
된다는 주장이다.
특히 환금성이 높은 아파트 단기적으로 주식투자와 가장 밀접한
대체관계에 놓인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들어 아파트가격의 급등과 주식시장의 무기령장세가 이를 보여주는
셈이다.
럭키증권이 지난 86년1월부터 88년9월까지 33개월간의 종합주가지수와
아파트가격지수를 비교분석한 결과 전체의 63.6%인 21개월이 서로 상반된
등락을 보였다.
이중 11개월은 통화팽창등으로 두가지가 모두 상승세를 보여 부동산경기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해당기간의 전체적인 통화량이
가격형성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또 이기간중 종합주가지수는 77.54로 뛰었고 아파트가격은 127.4 올랐다.
이로써 주가의 움직임이 아파트가격보다 한발앞서 나타나고 있음을 입증해
주고 있다.
제일증권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여건을 갖춘 일본의 사례에서 동일한 결론을
이끌어내고 있다.
일본이 경상수지흑자로 해외부문통화증발압력을 받기시작한때는 60년대후반.
이때부터 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한 두차례의 경기후퇴와 80년대초 세계적인
저성장기를 제외하고 주가상승률은 지가상승률을 줄곧 상회했었다.
일본이 본격적인 흑자경제에 접어든 70년대 이후 87년까지 주가는 1,111.9%
올라 같은기간의 지가오름폭 247%보다 4배이상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 경기불투명땐 큰 영향 못미쳐 ***
따라서 한일양국은 모두 땅값보다 주가가 총통화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근본적으로 앞으로의 경기전망이 불투명할 경우 부동산
투기억제시책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는 유효성을 잃는다고 분석한다.
특히 경기침체와 물가불안이 겹칠경우는 더욱 그럴수밖에 없다.
금융자산보다는 실물자산을 선호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점에서 최근의 우리경제상황을 감안해볼때 부동산에 몰린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걱정한다.
다만 실효성있는 투기억제시책이 지속적으로 시행되고 투기가 진정될 경우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효과도 클 것으로 보고있다.
*** 정책불신도 원인, 평상시엔 주가가 지가상승률 앞서 ***
어쨋든 부동산투기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부동산투기는 불노소득을 창출하고 기본생산요소로서의 비용부담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증권의 매매차익도 불로소득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으나 이러한 다소의
투기적요인이 있어야 자본시장의 육성이 가능하고 이는 산업자금의 조달을
원활히 할수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확대재생산을 가능케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볼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