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들이 지분가치 희석을 막기 위해 제3자 배정 자금조달방식을 문

'스튜어드십코드' 앞세운 기관 "무분별한 3자 배정 반대"

입력 2018-09-12 17:38:28 수정 2018-09-13 00:49:58
적극적 주주행동 발판 마련
주주이익 훼손 '방패' 역할
기관투자가들이 지분가치 희석을 막기 위해 제3자 배정 자금조달방식을 문제 삼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관투자가의 의결권 행사 지침인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면서 적극적인 주주행동에 나설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기관투자가들은 그동안 투자한 회사가 주주가치에 반하는 일을 벌여도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기관투자가는 주가가 올라 자본차익을 얻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기업가치가 떨어질 것 같으면 주식을 팔면 된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은 기관투자가들이 꼽는 대표적인 주주가치 훼손 사례다. 기업가치는 달라지지 않았는데 새로운 주주가 신규 주식을 받으면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사업구조와 실적 전망치가 양호해 투자를 결정했지만 예상치 못한 대주주의 결정으로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했다”며 “펀드매니저가 할 수 있는 건 실적을 믿고 주가가 오르기를 기다리거나 주식을 파는 것뿐이어서 답답함을 호소하는 매니저가 많았다”고 말했다.

인식에 변화가 생긴 건 2016년 스튜어드십코드가 도입되면서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 기관투자가가 주주로서 이행해야 할 사항들을 권고한 모범 규준이다. 주주총회 의결권 행사뿐 아니라 경영진과의 대화, 이사 후보 추천 등 다양한 행동 지침을 담고 있다. 기관투자가의 역할을 주식 보유와 의결권 행사에 한정하지 않고 기업과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자산운용사가 스튜어드십코드를 활용해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친 사례도 나왔다. 지난 3월 ‘KB 주주가치포커스 펀드’를 출시한 KB자산운용은 이 펀드가 담고 있는 골프존이 지주회사인 골프존뉴딘의 적자사업부를 인수하겠다고 결정하자 반대 주주서한을 보내 이를 저지했다. KB자산운용은 골프존 지분 18.47%를 보유한 2대주주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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