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용산에서 구청과 주민 차원의 재개발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서

서울시 '보류'에도 龍山재개발 '마이웨이'

입력 2018-09-11 18:38:02 수정 2018-09-12 09:28:00
구청, 청파1구역 재개 의견 수렴
동후암1구역 주민도 "사업 추진"

용산공원 임대주택 건립 '청원'
서울시 "공원 조성 변경 없다"

최근 서울 용산에서 구청과 주민 차원의 재개발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는 용산 일대 개발 밑그림 격인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전면 보류했지만 구청과 주민들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초기 단계여서 불확실성이 큰 데다 인허가권이 서울시에 있는 만큼 재개발 추진 재료를 믿고 섣불리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청파1구역 재개발 추진

서울역 인근 노후 주택 밀집지 곳곳에선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재개발 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용산구청은 청파1구역 재개발을 추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청파1구역은 청파동 2가 106 일대 2만7000㎡ 규모다. 2004년 재개발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그간 사업이 흐지부지됐다. 이 구역의 기존 재개발 추진위원회는 임기 만료 등으로 인해 사실상 활동을 멈췄다.

용산구청은 개발예정 구역인 청파1구역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지난 6월25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이 구역 내 주택 소유자 343명에게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 소식이 알려지자 지난 7월부터 소유주들이 재개발 추진에 적극 나섰다. 150여 명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모임을 만들고 임시 추진위를 설립했다. 용산구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 재개발 추진에 찬성하는 답변이 60%에 달했다”며 “주민 다수가 추진 의사가 있다는 설문 결과를 구청장에게 보고했고 재개발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용산구는 앞으로 이 구역 재개발 추진위원회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전체 주민 수가 많지 않아 뜻이 모아진다면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며 “구에서 전문가 자문과 행정적인 지원을 적극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후암동 438 저층 재개발 검토

용산구 후암동 438 일대도 재개발 추진에 나섰다. 후암동길에서 남산 쪽에 있는 약 9만㎡ 지역이다. 이 일대 주민들은 임시 추진위 격인 자체 모임을 만들어 지난달 말부터 재개발 정비구역 지정 사전타당성 검토를 위한 주민 동의서를 걷고 있다. 지난 8일엔 주민총회를 열고 재개발 계획안을 의논했다.

임시 추진위에 따르면 이 일대는 이미 서울시 재개발 지정 요건(노후도 60% 이상과 과소필지 40% 이상)을 충족했다. 467개 건물 중 노후 건축물이 318개로, 노후도가 68%에 이른다.

주민들은 ‘동후암1구역’이라는 가칭을 붙이고 테라스 등 저층 단지 위주 재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테라스하우스 등 고급 주거단지를 1800여 가구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남산자락이어서 높이가 대부분 7층(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제한되는 까닭이다.

추진위는 층수가 낮더라도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주거지역에서 주택을 재개발할 때 자연경관과 한옥 보존 등을 위해 7층 이하로 지을 경우 임대주택 조성 의무가 면제돼서다. 추진위는 조합원 수를 약 1080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용산구와 각 구역의 재개발 추진 움직임이 최근 서울시 계획과는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최근 용산구 한강로 일대 349만㎡에 적용되는 용산 마스터플랜 발표와 추진을 주택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보류하기로 했다. 대규모 재개발 사업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일대 집값이 급등한 까닭이다. 재개발 사업 인허가권은 서울시에 있다. 청파1구역과 동후암1구역(가칭)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려면 서울시 내부 검토 등을 거쳐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각 구역이 주민 동의율 필요 요건 등을 달성해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하더라도 실제 정비계획안 마련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서울시는 일단 구역별 정비계획안이 나오면 사업의 적절성 등을 따져보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재개발 사업성과 방향 등을 검토하는 단계에선 딱히 서울시가 개입할 이유나 여지가 없다”며 “용산구로부터 정비계획안이나 정비구역 지정 신청 등이 공식적으로 들어올 경우 각 사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공원 활용’ 갑론을박

용산공원 활용 방안도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미군부대가 이전해 나간 자리에 공공 임대주택을 짓자는 의견이 최근 일각에서 제기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용산 미군기지 자리에 임대주택을 조성해 달라는 청원이 등록됐다. 서울 한복판에 서민용 임대주택을 대량 공급하면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기존 계획대로 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환경포럼에서 “용산공원에 호시탐탐 뭘 짓겠다고 한 계획을 서울시는 단연 반대했고, 지금까지 잘 지켜왔다”며 “온전한 생태 공원으로 만들어 시민과 국민에게 돌려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선한결/최진석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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