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비전 있어야 젊은이들 온다" 패션쇼·영상문화제·음악공연… 가을 축제에 빠져드는 G밸리

10월4~8일 'G밸리위크'
구로공단기록물전시회도
지난해 열린 G밸리 영상문화제에서 록밴드가 공연하고 있다. /산단공 제공
서울에 있는 시험검사전문업체 A사는 지난해 사업장을 경기지역 산업단지로 옮기려다 직원들 반발로 중단했다. 이 회사 K사장은 “사업장이 비좁아 옮길 수밖에 없고, 산업단지로 이전하면 차량유지비 등 각종 수당을 충분히 올려주겠다”고 설득했다. 하지만 직원들이 거세게 반발해 포기했다.

직원들 주장의 핵심은 “몇 푼 더 받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어떻게 서울을 떠나 경기도 ‘공단’에서 일하느냐”는 것이었다. 공단(공업단지)이 산업단지로 공식 명칭이 바뀐 지 오래됐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공단이라고 생각한다. 공단의 이미지는 여전히 삭막하다. 번듯한 커피숍이나 음식점이 없고, 문화생활은 꿈도 못 꾼다.한국산업단지공단이 서울시 서울산업진흥원 금천구청 구로구상공회 등과 공동으로 다양한 문화행사 등으로 구성된 G밸리(구로·가산디지털밸리)위크 행사를 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옛 구로공단에서 디지털단지로 변한 모습을 보여주고 근로자의 문화 욕구도 충족시켜주자는 것이다.

오는 10월4일부터 8일까지 G밸리위크 행사가 열린다. 패션쇼, 영상문화제, 넥타이마라톤대회, 음악공연, 당구대회 등이 이어진다. 현대아울렛광장에서 열리는 패션쇼(6~7일)에는 18개 중소의류업체가 제품을 선보인다. 음악 마술 합창 댄스 등 길거리 공연도 곳곳에서 열린다.

올해는 중년층이 추억을 되돌아볼 수 있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야학 관련 구로공단기록물전시회도 개최된다. 금천구청 로비에서 열리는 ‘노동자생활체험관 기증자료 특별전시회’다. 우수 인재와 우수 기업을 연결하는 채용전시회와 수출상담회, 창업경진대회, 우수상품전시회도 열릴 예정이다.입주 기업의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4차 산업혁명 관련 무료 강연도 이어진다. 산단공 서울본부에서는 9월12일 ‘디지털 트윈 시대, 지능형 로봇과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10월24일 ‘지능형 반도체, 첨단소재,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강연을 하고 11월에는 ‘4차 산업혁명 국제세미나’도 개최한다.

산단공 관계자는 “문화와 비전이 있어야 젊은이들이 산업단지로 온다”며 “행사를 알차게 준비해 즐거운 산업단지, 미래를 준비하는 산업단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