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닥공' 이번엔 美에 투자… '글로벌 모빌리티 벨트' 구축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미고' 투자

앱 통해 최적의 차량공유 제공
뉴욕·시카고 등 75개 도시 서비스
車업체로는 현대차가 투자 유일

싱가포르·호주 등 1년새 6곳 투자
제조업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선점
현대자동차가 미국의 모빌리티(이동수단) 서비스 전문업체 ‘미고’에 투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부터 세계 각국의 혁신기업에 투자하며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진용을 갖춰가고 있다. “제조업을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의지가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들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적의 차량공유 서비스 제공현대차는 미국 공유경제 시장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미고에 전략적 투자를 했다고 11일 발표했다. 2016년 설립된 미고는 지난해 모빌리티 다중통합이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미국에 최초로 선보인 업체다.

모빌리티 다중통합 서비스는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차량공유 업체를 연결해주는 것이다. 사용자가 미고 앱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다양한 공유 업체가 서비스 가격과 소요 시간을 제공해 사용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돕는다. 미고는 사용자에게 연결해 준 차량공유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낸다.미고는 차량공유 업체와 차량호출 업체는 물론 자전거 공유 업체와 버스, 전철 등 대중교통 정보까지 연계해 제공한다. 미국 시애틀과 포틀랜드에서 시작해 뉴욕, 워싱턴DC, 시카고 등 미국 주요 75개 도시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고에 대한 투자가 비교적 초기에 이뤄진 데다 투자 기업 중 자동차 업체는 현대차가 유일해 협력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470억달러(약 53조원) 규모인 미국의 모빌리티 시장은 2025년 2920억달러(약 328조원), 2030년에는 4580억달러(약 51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현대차는 미고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미국 모빌리티 사업 전반의 노하우를 얻고, 나아가 미래차 시장을 주도하는 역량과 기술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새 먹거리 찾아 나선 현대차현대차는 지난해부터 국내외 혁신기업에 투자를 확대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이끌어나가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호출 업체인 그랩을 시작으로 호주와 인도의 차량공유 업체 카 넥스트도어와 레브에 전략적 투자를 했다. 지난 7월에는 한국의 단거리 배달 서비스업체 메쉬코리아와 중국의 이륜차 배터리 공유업체 임모터 등 단거리 물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현대차는 물류업과 차량공유 사업에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현대차가 지난해부터 적극적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게 된 배경에는 정 부회장의 결단이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부회장은 6월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전자제품박람회 ‘CES 아시아 2018’에서 “혁신적인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히는 등 미래형 이동수단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있다. 지난 7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는 현대차의 3대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언급하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위기감을 느낀 완성차업체들이 새로운 사업 모델을 찾아 나서고 있다”며 “현대차 역시 모빌리티 사업 등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