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12월31일, 민법에 유류분이 규정된 이래 유류분은 상속에서 가장 큰 논

상속권 1순위는 '기여분'… 함께 고생한 배우자나 효도한 자녀는 주장해도 돼

입력 2018-09-11 16:42:43 수정 2018-09-11 16:42:43
<8> 박현진의 재테크 법률

1977년 12월31일, 민법에 유류분이 규정된 이래 유류분은 상속에서 가장 큰 논쟁거리가 됐다.

유류분은 고인의 의사와 관계 없이 상속인의 상속권을 일정 부분 인정해주는 제도로 자녀나 배우자가 상속인인 경우에는 법정상속분의 절반이 유류분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법정상속분의 절반도 상속받지 못했다면 그 부족분에 대해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때로는 유류분을 반드시 인정해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경우가 있다. 부모에게 불효하는 자녀에게도 유류분은 인정되고 수십 년 동안 생사도 모른 채 살아 온 사이라 하더라도 유류분은 여전히 인정된다. 함께 고생한 배우자나 효도한 자녀에게 더 많은 재산을 남기고 싶어도 유류분이라는 문제는 여지없이 걸리게 된다.

결국 유류분은 “내 맘대로 내 재산을 물려 줄 수 없다”는 근본적인 문제와 더불어 구체적인 사정의 고려 없이 무조건 인정된다는 실질적 불공평으로 인해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유류분을 피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게 한다.

다행히 이 같은 불합리함을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기여분’을 들 수 있다. 상속재산의 형성이나 유지에 특별히 기여한 바가 있는 상속인이라면 기여분을 주장할 수 있는데 기여분은 유류분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기여분이 인정되면 그 만큼 상속재산에서 먼저 공제된 뒤 법정상속분을 계산하기 때문에 기여분으로 인해 유류분이 침해되는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만약 기여분이 100% 인정된다면 상속재산 전부가 기여분으로 먼저 공제되므로 법정상속분 자체가 없는 결과가 된다. 결국 법정상속분의 절반에 해당하는 유류분 역시 0원이 되므로 유류분 침해라는 이슈는 발생할 일이 없다. 기여분이 10~20% 정도로 작게 인정된다 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유류분 액수는 작아진다.

특히 배우자의 경우는 기여분이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부부가 혼인 기간 공동으로 재산을 형성했는데 재산의 소유관계가 어느 한쪽에 치우쳐 있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 경우에도 법정상속분을 그대로 계산한다면 공평하다고 볼 수 없다. 일단 배우자의 기여도 만큼의 재산을 기여분으로 인정해 공제하고 나머지 재산으로 법정상속분을 계산하는 것이 더 공평하다.

최근 대법원은 전 재산을 배우자에게 증여하고 사망한 사람의 자녀들이 제기한 유류분반환청구소송에서 사전에 배우자에게 증여된 재산이 미리 상속을 해준 것이라기보다는 혼인 기간 공동의 노력으로 형성한 재산에 대해 정산한 것이므로 자녀들의 유류분이 침해됐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 역시 배우자의 기여분을 인정하는 경향과 동일 선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배우자뿐 아니라 자녀 등 다른 상속인들의 경우도 자녀 중 유일하게 생활비를 지급했거나 오랜 기간 병간호를 했다는 등의 사정이 있다면 최근 기여분을 넓게 인정하는 법원의 태도에 따라 기여분을 주장해볼 만하다.

상속 분쟁은 해마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강구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균등 상속을 원치 않는다면 사전 증여나 유언장 작성을 통해 상속재산을 미리 배분해야 함은 당연하며 특히 유류분을 침해하게 될 경우에는 불균등한 상속이 어떤 이유로 인한 것인지 기여분 등에 대해 그 근거가 되는 자료를 남겨두는 것이 좋다.

박현진 <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변호사 hyunjin.park@miraeasse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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