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음료 시장은 코카콜라가 글로벌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은 몇 안

핫커피 품은 코카콜라의 '외도'… 디즈니는 "술 팔아요"

입력 2018-09-02 17:16:06 수정 2018-09-03 11:25:52
禁忌 깨고 새 아이템 찾고…글로벌 기업 '한계 돌파' 몸부림

'탄산' 고집 버린 코카콜라
코스타 커피 51억달러에 인수
성장성 높은 '뜨거운 커피' 진출
청량음료 수요 줄자 영역 확대
M&A로 新성장동력 발굴 나서

변화·혁신으로 생존 모색
파나소닉, 주먹밥 제조로봇 개발
'세상에 없는 제품' 전략 승부수
디즈니도 63년 만에 주류 판매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따뜻한 음료 시장은 코카콜라가 글로벌 브랜드를 갖고 있지 않은 몇 안 되는 분야 중 하나다. 코스타는 우리가 커피 시장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1일 51억달러(약 5조6900억원)에 영국 커피 브랜드인 코스타 커피를 인수하기로 하면서 한 말이다. 차가운 콜라를 앞세워 성장해온 코카콜라가 뜨거운 커피 시장에 뛰어들고, 정밀 전자제품으로 커온 파나소닉은 주먹밥 제조기 생산에 들어간다. 디즈니는 창립 63년 만에 디즈니랜드에서 주류를 판매한다. 모두 시장 한계를 돌파하고 성장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의 몸부림이다.

‘뜨거운’ 커피에 뛰어든 ‘차가운’ 콜라 회사

코카콜라는 세계 2위 커피 전문점인 코스타 커피를 인수한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코스타 커피는 스타벅스에 이은 세계 2위 커피 전문점이다. 영국에 2400개, 이 외 31개국에 1400개 매장이 있다.

코스타 커피 인수는 코카콜라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역대 최대였던 41억달러짜리 글라소(비타민워터 브랜드) 인수(2007년)보다 10억달러 더 들였다. 코카콜라가 커피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청량음료 시장의 분위기 때문이다. 코카콜라의 주력인 콜라 등 청량음료는 필라델피아 등 미국 일부 지역과 영국, 멕시코 등에서 당분 함량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설탕세’를 얻어맞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건강에 대한 염려 등으로 수요도 줄고 있다.

커피 시장은 정반대다. 전 세계 커피 판매는 2022년까지 15.6% 증가할 것으로 예상(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된다. 네슬레는 지난해 9월 4억2500만달러에 블루보틀 커피를 인수했다. 지난달 29일엔 71억5000만달러에 스타벅스 포장 제품을 팔 권리를 확보했다. 펩시코는 최근 급성장하는 스파클링워터 시장을 잡기 위해 소다스트림을 32억달러에 인수했다.

역시 수요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맥주업계는 더욱 위험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맥주 브랜드 코로나를 소유한 미국 콘스털레이션브랜즈는 캐나다의 마리화나 업체인 캐노피 그로스에 42억달러를 투자해 지분 38%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마리화나가 포함된 무알코올 음료를 만들어 내놓을 계획이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업체인 EY의 그레고리 스템러 파트너는 “기업은 성장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하거나 혁신적 기술·제품을 사들여야 한다”며 “펩시코가 소다스트림을 인수한 것처럼 음료업계의 M&A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M&A는 음료업계뿐 아니라 정보기술(IT)과 미디어, 의료 등 업계를 가리지 않고 급증하고 있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계 M&A 시장 규모는 2조5000억달러에 달했다. 톰슨로이터가 1980년부터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뒤 최고 기록이다.

기업들 생존 위해 ‘틀 깨기’ 몸부림

신성장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은 M&A뿐만이 아니다. 일본 파나소닉은 올가을부터 오니기리(일본식 주먹밥) 제조 로봇, 녹차 그릇처럼 생긴 스피커 등 ‘이상한 가전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주력인 가전사업이 삼성전자, LG전자뿐 아니라 중국 업체에도 밀려 주춤하고 있어서다.

파나소닉의 차세대 가전제품 개발팀인 게임체인저 캐터펄트가 개발 중인 ‘이상한 가전제품’의 대표 격인 제품은 오니기리를 만드는 로봇 ‘오니 로보’다. 오니기리와 도깨비(오니) 이미지를 합쳐 만든 이름이다. 파나소닉 관계자는 “계속해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족형 테마파크를 지향해 술 판매를 막아온 월트디즈니는 미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에서 내년부터 주류를 팔기로 했다. 디즈니랜드에서 술을 파는 건 63년 만이다. 디즈니랜드는 대주주인 월트디즈니 가문의 엄격한 주류 판매 금지 방침 때문에 알코올 음료 취급을 금기시해왔다. 방침을 바꾼 건 살아남기 위한 조치다.

디즈니랜드 측은 자체 블로그에서 “내년에 개장하는 새 놀이기구 ‘스타워즈: 갤럭시즈 에지’ 안에 있는 주점 ‘오가스 칸티나’에서 맥주와 와인, 칵테일을 판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리즈 제이거 대변인은 “고객 취향에 맞춰 알코올 음료나 무알코올 음료를 모두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뉴욕=김현석/도쿄=김동욱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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