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3.3㎡당 '1억 시대'… 중개업소 "부동산 천장 뚫린 느낌"

고삐 풀린 서울 집값

아크로리버파크 59㎡ 24.5억
6개월 만에 5억8000만원 뛰어
전용 84㎡도 29.5억에 거래

반포주공1·신반포3차 등
한강 조망 재건축 아파트
'3.3㎡당 1억' 후보 줄줄이 대기
< 59㎡ 아파트가 24억5000만원 >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59㎡ 중층 아파트가 최근 24억5000만원에 매매되면서 3.3㎡당 1억원을 넘어섰다. /한경DB
“천장이 뚫린 느낌입니다.”

사상 처음으로 3.3㎡당 1억원을 돌파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 인근 중개업소들은 뜨겁게 달아오른 현장 분위기를 이처럼 전했다. 한강변 등 강남권 아파트들이 지난달부터 동시다발적으로 수억원씩 급등하면서 경쟁적으로 사상 최고가 기록을 쓰고 있어서다.◆3.3㎡당 1억원 첫 돌파

21일 반포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달 중순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59㎡(공급면적 80㎡·옛 24평형) 중층이 24억5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지난 1월 18억7000만원에 실거래된 주택형이다. 반년 새 매매 가격이 5억8000만원 정도 튀어오르면서 3.3㎡당 1억원을 넘어섰다.

이번에 거래된 물건은 59C㎡타입이다. 59㎡ 중에서도 희소성이 있는 주택형으로 평가받는다. 이 단지 전용 59㎡ 238가구 중 26가구가 이 타입이다. 대부분 가구에서 한강과 남산을 조망할 수 있다. 한강이 보이지 않는 같은 전용면적 아파트보다 3억~4억원 정도 비싸다. 반포동 A공인 관계자는 “워낙 희소성이 있어 매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며 “현재 월세를 낀 매물의 매도 호가는 25억원 정도”라고 전했다.
이 단지 전용 84㎡(옛 34평형)도 이달 중순 29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달 초 28억1000만원에 거래된 뒤 1주일 만에 신고가를 다시 썼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해당 주택형은 한강조망권 여부에 따라 최고 31억원을 호가한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지금처럼 매수세가 따라붙는다면 84㎡도 3.3㎡당 1억원 시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서울 한강변 아파트 중에서도 최고급 주거단지로 꼽힌다.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고속버스터미널 등이 가까워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하다. 차량을 이용해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으로 빠르게 들어설 수 있다. 단지 인근에 외국인학교, 사립초, 자사고 등 명문학교가 포진해 있다. 반포한강공원까지 도보로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안에는 스카이라운지, 하늘도서관, 수영장, 게스트하우스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갖췄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한강조망권을 갖춘 신축 아파트인 데다 입지여건이 매우 뛰어나다”며 “이런 조건을 갖춘 물건이 희소해 당분간 대장주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3.3㎡당 1억원 후보 줄줄이 대기

한강변에는 아크로리버파크의 뒤를 이어 3.3㎡당 1억원을 찍을 후보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아크로리버파크와 입지여건이 비슷하거나 나은 단지들이 대거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크로리버파크 좌우에 자리잡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등이 재건축 후 아크로리버파크 이상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는 현재 이주를 진행 중이고,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내년 이주를 계획하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한양아파트도 재건축 이후 반포동 신축 아파트값을 능가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압구정동 현대14차 전용 84㎡는 재건축이 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올해 초 25억원(3.3㎡당 7352만원)에 거래됐다. 1987년 준공된 이 단지는 인근 현대 1~7차와 10·13차 현대·대림빌라트, 대림아크로빌과 함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재건축추진위원회 설립 동의율 53%를 확보하고 강남구에 추진위 승인 신청을 했다.여기에는 못 미치지만 대치동 반포동 잠원동 등에 자리한 강남권 신축아파트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파트 검색엔진 파인드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주까지 서울에서 전용 84㎡ 매매가격(실거래가)이 20억원을 넘은 곳은 모두 11개 단지다. 전용 59㎡ 매매가격이 15억원을 뛰어넘은 단지는 8개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는 19억8000만원(3.3㎡당 8250만원)을 호가한다. 지난 1월 14억5000만원에 실거래된 주택형이다. 7개월 사이 5억원이 뛰었다. 이 단지 전용 84㎡도 25억9000만원(3.3㎡당 7617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대치동 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는 4월 22억8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 전용 84㎡는 강북에서 유일하게 20억원대를 넘어 거래됐다.

민경진/윤아영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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