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미혼남녀가 ‘사실혼(동거)’을 보편적인 미래 결혼 형태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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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결혼 전 동거, 용납할 수 있을까

입력 2018-08-03 10:18:29 수정 2018-08-03 11:01:47

게티 이미지 뱅크



많은 미혼남녀가 ‘사실혼(동거)’을 보편적인 미래 결혼 형태로 꼽고 있다고 한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운영하는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가 ‘미혼남녀의 혼인·이혼 인식’을 조사한 결과 미혼남녀 46.1%는 보편적인 미래 결혼 형태로 ‘사실혼(동거)’을 1위로 꼽았다.

기존 혼인제도 외 필요한 제도로는 ‘사실혼(동거) 등록제’(47%)와 ‘혼전 계약서 법적 효력 인정’(45.5%) 등을 원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은 혼전 계약이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렇게 사회적 관념은 하루가 다르게 빨리 변하고 있지만 개인의 가치관 변화는 그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한 포털사이트 고민 게시판에 '결혼 전 아내의 동거'라는 글을 게시한 A씨는 결혼정보 회사를 통해 결혼한 지 1년 된 아내가 결혼 전 전 남자친구와 무려 3년을 동거했다는 사실을 최근 알고 충격에 빠졌다고 털어놓았다.

스스로에 대해서 평소 '오픈 마인드'라고 생각해 왔지만 막상 이 사실을 알고 나니 용납이 되지 않고 아내를 보기만 해도 헛구역질이 날 정도라고 한다.

A씨 아내는 "결혼 전 일을 가지고 너무 예민하게 군다"면서 오히려 화를 내는 상황. A씨는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아내에게 더 정이 떨어지는데 아이가 없으니 지금이라도 결혼생활을 정리하는 게 맞는 거냐"고 하소연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연애 3년 하는 것과 동거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의견과 "3년 동거는 사실혼 관계나 마찬가지다. 사기결혼과 같다"는 의견으로 양분돼 갑론을박을 벌였다.

동거를 찬성하는 네티즌들은 "결혼 전 적어도 1년 정도 동거는 해보는 게 맞는다고 본다", "난 남자친구가 동거했다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다. 물론 내가 그랬다고 해도 아무렇지도 않을 사람이 좋다. 죄지은 것도 아니고. 그럼 연애할 땐 멀뚱히 보고만 있나? 연애와 동거를 다르게 생각하는 가치관이 더 이상하다" 등의 의견을 남겼으며 반대파는 "동거 3년이면 아이만 없을 뿐이지 혼인신고 안 하고 결혼한 것이다. 동거를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것 때문에 계속 생각나고 그러면 싸우게 될텐데 나 같으면 헤어진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이 일로 이혼하면 글쓴이도 1년간 결혼 생활하다 되돌아온 이혼남이 되는데 그럼 동등하게 결혼 경험 있는 여성을 만나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법원의 가사조정 상담위원으로 오래 활동한 최강현 부부행복연구원장은 "결혼제도에서 혼인신고를 않고 동거 하는 경우를 사실혼이라고 한다"면서 "결혼전 동거.낙태 사실을 배우자에게 말해야 할 의무는 없으나 신의 성실의 원칙에 따라 의도적으로 감추었다면 이혼 사유가 된다. 이때 사실혼은 동거 유무, 기간, 협조, 자녀 유무 등으로 법원이 판단한다"고 조언했다.

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동거와 사실혼은 다른 개념이다. 동거는 단순히 남녀가 한 집에 같이 사는것이고 사실혼은 결혼을 하고 부부처럼 사는데 단지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것다"라며 "결혼할 때는 배우자 될 사람에게 사실혼 여부는 반드시 얘기를 해야 한다. 만약 얘기하지 않으면 혼인취소 및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 다만 단기간 동거는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바로 혼인취소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배우자에게 장기간 동거를 한 사실은 얘기를 솔직하게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과거 모든 것을 솔직하게 얘기했을 때 그것까지 이해해주는 사람이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라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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