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서는 최근 외국인 투자 자금이 계속 유출되고 있습니다. 외국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 외국인 투자자가 보는 한국, 한국 주식

입력 2018-07-11 06:44:56 수정 2018-07-11 13:55:32

한국 증시에서는 최근 외국인 투자 자금이 계속 유출되고 있습니다.

외국인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뉴욕의 헤지펀드 등 미국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와 기업, 경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이들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대형주는 골드만삭스 등 국내에 진출해있는 미국 증권사를 통해 주문합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중소형주의 경우 국내 증권사의 맨해튼 지점을 통해 주문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맨해튼에서 매일 이들을 만나 한국 주식을 세일즈하는 한 한국 증권사 뉴욕지점장을 만났습니다. 그는 뉴욕의 외국인 투자자 시각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①한국에서만 돈을 빼는 건가?

이머징 마켓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건 글로벌 트렌드다. 미국에서 한국 주식만 사고 파는 투자자는 없다.

큰 그림을 많이 보기 때문에 세계를 놓고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면서 이머징 마켓 투자를 한다. 이머징 마켓 투자자 가운데 한국에 투자하는 기관들이 있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는 한국 주식으로 보지 않고 따로 가져가는 곳이 많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고, 달러 강세가 나타나면서 이머징 마켓에서 전반적으로 돈이 빠지는 상황이다.
신흥시장 리스크가 커지면 한국 등도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파는 것이다. 한국 증시에서만 자금이 유출되는 건 아니다.

②뉴욕 투자자들이 관심 있는 한국 주식은?

지난해에는 IT주와 포스코, 사드관련주(현대차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등에 관심이 많았다. 장기 투자자들도 투자를 했다.

올해는 바이오주가 가장 큰 관심이다. 또 북한 관련주, 사드 정상화 이후 중국 관련주에 관심이 쏠렸었다.

북한 관련주는 숏(공매도)이 80%, 롱(매수)은 20% 수준이다. 가격이 너무 오르면 파는 식이다. 주로 현대건설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등이 주가가 올랐을 때 판다. 시멘트주가 가격이 올랐을 때 숏을 치더라.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등도 관련주로 보면 된다. 다만 전력 가스 등은 장기적으로 관심이 있는 투자자들이 있다.

바이오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에 대해선 투자자들이 대부분 숏포지션을 취했다. 월가의 소형 독립 증권사 서너곳에서 작년말~금년초 셀트리온에 대해 숏을 불렀다. 재고와 경쟁 제품, 그리고 미국에 진출하기 어려운 이유 등을 들어 주가가 25만원일 때 2만5000원 부른 곳도 있었다.

보톡스주, 즉 메디톡스 대웅제약 등은 마진이 높지는 않지만 수요는 계속 늘 것이다, 안정성 측면에서는 한국 보톡스가 괜찮을 것이다 이렇게 보는 펀드들이 있다. 가격이나 질 측면에서 한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괜찮을 것으로 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시각은 좀 다르다. 삼바는 바이오가 아니라 CMO로 기본이 제조업이다. “제조업에 강한 삼성이 리더십을 가져갈 것이다”, “인테그레이션되어 있다”며 장기적으로 반도체처럼 될 수 있다고 보는 펀드들이 있다. 장기 투자자들도 투자한다. 물론 좋지 않게 보는 곳들도 있긴 있다. 펀더멘털 가치는 10만원도 안되는 것 같다는 곳도 봤다.

③삼성바이오 회계 문제에 대한 시각은?

바이오로직스 주주들은 “말이 되냐”며 분통을 터트린다.

금융감독원, 증권거래소 등 감독당국이 다 클리어해서 상장한 게 아니냐. 몇 년 지나 이걸 문제 삼으면 금감원 등의 잘못이지 왜 주주들이 피해를 봐야하는가.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한국에 투자하겠냐는 식이다.

금감원이 처음 분식회계 혐의를 터트렸을 때 주가가 폭락하자 다들 펄쩍 뛰었다.


④반도체 시황이 나빠진다는 얘기가 많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다수가 삼성전자 반도체는 계속 간다고 본다. 다만 SK하이닉스는 더 이상 주가가 오를 수 있을까 의문을 품는 곳들이 있다.

삼성은 시장 1위여서 D램 마진이 하이닉스보다 훨씬 좋다는 이유다. 시장이 좀 악화되면 1등이 더 괜찮다.

⑤한국 경제 및 증시 보는 시각은?

전반적으로 걱정이 많다. 규제에 대해 걱정한다.

문재인 정부가 규제를 많이 하고 휴일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기업을 살리는 게 아니라 기업 활동을 억압하는 문화라고 본다.

“그동안 한국이 먹고살던 수출은 대부분 대기업들이 주도한 것인데, 대기업을 억압하면 수출은 어떻게 하려는 것인가”라고 묻는 곳이 많다.

몇 개 대기업에 의존하는 수출 구조인데, 대기업들을 못살게하면 과연 뭘 하려는 것이냐 그렇게 의아해한다. 게다가 수출은 중국 등과의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한국 경제는 내수도 좋지 않고 인구 자체가 늘지 않으니 성장 정체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다만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되면 일부 활기를 찾을 수 있다는 곳들이 있다.

⑥장하성씨에 대한 평가는 어떤가.

여기 투자자들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잘 몰라도 장하성씨를 잘 안다. 소액주주 운동을 할 때 존경하는 투자자들이 많았다. 그런데 최근 그랬던 뉴욕 투자자들이 혼란스러워한다.

소액주주 운동을 하던 때처럼 소액주주 권리를 보호하고 회사에 필요 없는 부분을 도려내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게 아니라, 규제를 계속 추가해서 컴플라이언스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규제를 쌓다보면 대기업 뿐 아니라 스타트업들의 성장 동력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⑦재벌 개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이해를 못하는 투자자가 많다. 재벌 기업들이 자회사들 통해 사업하는 게 부정부패라고 보는데, 사실 뭐가 부정부패고 뭐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인지 딱 잘라 판단하기 힘든 그레이(불확실한)한 분야도 많다는 것이다. 그런데 모든 걸 다 부정이라고 못하게 하면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고 상대적 경쟁력이 저하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들이 부품, 서비스 등을 인테그레이션하는 건 세계적인 흐름이다.
그런데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관계 같은 걸 문제삼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규제당국이 명확한 기준 없이 실행부터 먼저 하려고 하니까 혼란이 생기고 효율성을 해치는 것 같다고 본다.

⑧요즘 특이한 점이 있다면?

한국에 싼 주식이 많아서 밸류펀드 투자자들이 좀 늘고 있다. 이들은 싼 주식만 본다.

주가수익비율(PER)로 보면 한국전력은 세계에서 제일 싼 유틸리티주식이며, SK텔레콤은 세계에서 제일 싼 통신주라고 한다. SK하이닉스도 전세계에서 제일 싼 기술주라고 하는 펀드들이 있다.

이들이 관심을 갖는 건 과거 농심 빙그레 매일유업 등으로 큰 돈을 번 적이 있어서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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