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최고의 부자동네로 꼽히는 청담동. 그 중에서도 학동사거리에서 청담
[집코노미]

외진 건물 14억 들여 신축했더니…지드래곤이 88억에 사갔다

입력 2018-07-10 10:30:27 수정 2018-07-10 12:53:08
조물주 위에 건물주

2011년 건물 신축 전의 모습(왼쪽)과 2014년 11월 건물 신축 이후의 모습. 원빌딩 제공


강남 최고의 부자동네로 꼽히는 청담동. 그 중에서도 학동사거리에서 청담사거리 사이 도산대로와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청담사거리까지로 이어지는 명품거리 땅값이 가장 비싸다. 이 구간만 벗어나도 같은 청담동이여도 접한 도로 폭이나 위치에 따라 가격차이가 난다. 현재는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도 위치마다 가격차이가 존재한다.

2011년 전라도 광주에 본사를 가지고 있는 A 건설사는 취득세 등 부대비용을 보함해 41억원(매입비 38억2000만원)에 청담동 외진 곳 경사면에 위치한 대지면적 318㎡의 2층 상가주택을 매입했다. 하지만 건설시장의 장기불황으로 자금사정이 어려워지자 유동성 확보를 위해 2013년 매입원가 41억원에 다시 매물로 내놓았다.

K씨(실제로는 9명이 공동명의로 매입)는 2013년 6월 이 상가주택을 원 매입자보다 3억원 낮은 38억원에 매입했다. 매입시 취득세 및 부대비용을 포함하니 약 40억이 나왔다. K씨가 매입한 청담동 상가주택은 대지면적 3.3㎡당 4000만원으로 청담동의 호가가 상승하는 시점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잘 사들였다. 2013년 당시에도 강남구에서 가장 비싼 동네였던 청담동은 ‘그들만의 리그’로 통하는 곳이었다. 학동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삼성생명 청담동 빌딩을 당시 삼성생명에서 3.3㎡당 1억원 넘는 가격으로 사들인 점을 감안하면 낮은 수준이었다.

문제는 다소 외진 입지인데다 건물이 낡았다는 점이었다. K씨에게 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신축 목적으로 매입했기 때문이다. K씨는 2013년 6월 청담동 건물을 매입한 후 같은 해 12월에 신축에 들어갔다. 매입 후 약 5~6개월간 임차인 명도, 건축설계, 인허가 절차를 진행했다. 중소형 빌딩의 경우 통상적인 공사기간을 층당 1개월 정도로 산정한다.

이 건물의 경우 신축 규모가 지하 1층 ~ 지상 6층으로 총 7개층이었다. 그럼에도 신축 기간은 착공(2013년 12월)부터 준공(2014년 11월)까지 약 11개월이 소요됐다. 신축에 투입된 비용은 14억원이었다. 시공은 유명 건축가에게 맡겼고, 이 건물은 이후 강남구청으로부터 건축 대상을 수상했다. K씨가 건물을 사들여 신축에 얼마나 많은 비용과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매입비용으로 38억원, 부대비용으로 2억원에 신축비용까지 14억원을 소요했다. 단순한 계산만으로는 54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K씨는 이렇게 많은 자금을 어떻게 충당했을까? K씨는 매입부터 건축비까지 은행 대출을 이용했다. 매입시에는 30억원을 대출받았고, 건축비는 전액 대출받아 취득세 정도만 냈다. 당시에는 시설자금 용도로 추가 대출이 가능했다.

결국 K씨는 자기자본 10억4500만원으로 매입과 신축까지 진행할 수 있었다. 대출 총액 44억원의 대출금리를 연 3.2% 정도(2013년 6월 당시 기준금리 2.5%)로 볼 때 월 이자는 1170만원정도로 예상된다. 매입부터 신축 준공까지 전체 기간 17개월간 약 2억의 이자를 냈다고 본다면 이자까지 자기자본은 12억4500만원이다.

건물 준공 후 전층 임대 완료시 월 임대료는 3750만원으로 산정했다. 하지만 약 1년간은 2~3개층 제외하고 공실인 상태로 유지됐다. 임대소득은 대출이자를 감당하는 정도로만 발생했고, 이 상태는 2016년까지 유지됐다. 그리고 매입 후 4년만인 2017년 6월 지드래곤에게 88억5000만원에 건물을 매각했다. 그의 전체적인 자금운용과 자본 수익은 아래와 같다.

총 자기자본 대비 수익률은 306.45%다. 4년 보유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연 76.5%다. 매도인 K씨는 그때 당시 대출을 공격적으로 이용해 청담동의 색깔에 맞게 건물 신축에 공을 많이 들였다. 또한 자기자본을 최소화해 자본수익률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썼다. 대출의 위험성을 감내하고 매입 후 신축까지 노력과 시간을 많이 투자한 용기가 대단해 보인다.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은 2015년 이후 저금리가 장기화 되면서 빌딩 투자의 진입장벽이 낮아져서다. 공격적인 실행력과 시기를 잘 판단해 높은 수익을 만들 수 있었다.

그렇다면 38억원의 건물을 4년 만에 88억원에 산 지드래곤의 투자는 실패한 것일까?

K씨가 매각 전까지 건물을 운영한 내용은 보증금 5억2000만원에 월 임대료 3750만원이다. 월 임대료를 보수적으로 산정해 3350만원 가정하면 레버리지 적용 전 연 수익률은 4.83%, 레버리지 적용 후 연 수익률은 5.57%다.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성패를 판단할 수 있겠지만 2017년 당시 강남에 연 4%대 빌딩이 흔하지 않았다. 지드래곤이 매입하지 않았어도 다른 누군가가 매입했을 것이라는 얘기다. 빌딩을 매입 할 때 파는 사람이 얼마에 샀는지를 너무 의식하게 되면 투자를 망설이게 되고 실패의 확률도 높아진다. 투자를 하려면 부동산 지가 상승을 인정해야한다. 시장에 자본은 넘쳐나지만 갈 곳이 없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현재 부동산시장은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고 RTI(이자상환비율) 등 대출규제가 시작되면서 진입장벽이 많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는 K씨 같은 투자는 힘들고 어려운 방법이다. 하지만 부동산 투자는 용기와 실행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다.

글=원빌딩 김주환 전무
정리=집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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