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가 부활할 조짐이다.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과 혐한(한국 혐오)

"다시 한류가 분다"… 중국에 예능 수출 재개, 日선 K팝이 차트 휩쓸어

입력 2018-04-13 19:01:30 수정 2018-04-14 21:05:40
커버스토리
韓流 부활하나

조금씩 풀리는 '中 한한령'
中 동영상스트리밍 업체 '텐센트'
오디션 방송 '프로듀스 101' 리메이크
내달 韓 게임엑스포에 직원 참가 예정

日선 혐한 딛고 K팝 다시 인기
CJ E&M '케이콘 재팬' 6만명 몰려
'트와이스' 모든 노래 유튜브 조회수 1억
'방탄소년단' 앨범 판매량 50만장 돌파
한류가 부활할 조짐이다.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과 혐한(한국 혐오) 분위기로 위축됐던 중국과 일본 내 한류가 재점화될 것이라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에선 2016년 ‘태양의 후예’ 이후 멈춰버린 한국 드라마 방영과 영화, 애니메이션 상영 등이 예정돼 있다. 일본에선 7년여 만에 K팝을 중심으로 다시금 한류가 확산되고 있다. 양국 모두 한류 20년을 이끌어온 주요 거점이었던 만큼 올해부터 한국 콘텐츠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 한류 재점화

중국의 한류 해빙 분위기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OTT) 업체 텐센트는 Mnet의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리메이크한 ‘창조 101’을 오는 21일부터 방영한다. 다음달 10일에는 경기콘텐츠진흥원 주최 게임산업 행사 ‘플레이엑스포’에 직원들을 대거 참가시킬 예정이다.

그래픽=이정희 기자 leejh@hankyung.com


작년 단 한 편의 한국 영화도 초청하지 않았던 베이징국제영화제는 올해 ‘군함도’ ‘그 후’ 등 한국 영화 7편을 초청했다. 15~22일 영화제 개최에 앞서 지난 6일부터 베이징 시내 극장에서 한국 영화가 사전 상영되고 있다. 영화 ‘신과 함께’는 현지 개봉을 위해 심의를 받고 있다. 오는 26일부터 5월1일까지 항저우에서 열리는 ‘중국 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 2018’에도 한국 업체 20곳이 부스를 열고 작품 50여 편의 수출 상담을 할 예정이다.

작년 한 해 동안 중국 내 한류 콘텐츠 수출 상담과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 건수는 모두 0건이었다. 반면 문화체육관광부에 접수된 국내 콘텐츠업계의 중국 사업 피해 사례는 60여 건에 달했다. 김기헌 한국콘텐츠진흥원 베이징비즈니스센터장은 “한국 콘텐츠를 심의조차 하지 않던 중국에서 지금은 심의 절차가 한두 단계씩 진행되는 경우가 목격되고 있다”며 “한한령이 서서히 해제될 것이란 기대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선 13~15일 지바현에서 열리는 CJ E&M의 K팝 공연 ‘케이콘 재팬’에 총 6만 명이 넘는 관객이 몰릴 전망이다. 행사 첫해였던 2015년 관객 수(1만5000명)의 네 배가 넘는다. 2016년 ‘미생’ 방영 이후 뚝 끊겼던 한국 드라마의 일본 TV 방영도 재개됐다. 드라마 ‘기억’ 일본판이 지난달 21일부터 후지TV에서, ‘시그널’을 리메이크한 드라마도 지난 10일부터 KTV에서 방영되고 있다. 이를 포함해 총 7편이 올해 일본 내 전파를 탈 것으로 보인다.

“규제 적고 파급력 큰 중국 OTT 활용”

한류의 부활 흐름은 새로운 방식으로 콘텐츠 접근이 가능해진 영향이 크다. 예전엔 정부, 방송사 등을 통한 수출이 전부였기 때문에 정치적 이슈에 쉽게 휩쓸렸다. 요즘엔 이런 문제를 살짝 우회하면서도 파급력이 큰 경로를 뚫고 있다.

중국에선 ‘프로듀스 101’을 리메이크한 ‘창조 101’ 방영을 시작으로 OTT 플랫폼을 통한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 시장에 글로벌 기업인 넷플릭스는 아직 진출하지 않았지만 텐센트, 아이치이, 유쿠 등 현지 OTT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김 센터장은 “중국에선 지상파나 위성TV의 황금시간대에 다른 나라 작품의 방영이 어렵고 유튜브도 차단돼 있다”며 “이 때문에 색다른 콘텐츠를 즐기려는 젊은 층이 현지 OTT 플랫폼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을 사로잡기 위한 현지 OTT 플랫폼 간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 방송사의 중국사업부문 관계자는 “경쟁 업체들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 작품을 공급받길 원하고 공동 콘텐츠 제작 제의도 한다”며 “검열과 편성 규제가 적어 한국 제작사도 선호하고 있다”고 했다.

일본에선 유튜브 타고 ‘힙한류’ 확산

일본에서는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류가 되살아나고 있다. 특히 아이돌 그룹 트와이스는 이 경로를 통해 큰 인기를 얻었다. 2015년 10월 데뷔 이후 발표한 모든 노래는 유튜브 조회수 1억 건을 넘어섰다. 지난해 일본에서 해외 가수 중 유일하게 ‘더블 플래티넘(앨범 판매량 50만 장 돌파)’을 달성한 방탄소년단의 영향이 크다. 방탄소년단은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도 한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방탄소년단이 보여준 ‘힙한류’를 ‘2018 콘텐츠 트렌드 전망’으로 꼽기도 했다. 힙한류는 ‘개성이 강하고 새로운 것을 지향한다’는 의미의 ‘힙(hip)하다’란 신조어와 ‘한류’를 결합한 용어다. 무작정 공연과 팬미팅을 진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유튜브와 SNS 등을 활용해 그룹 전체는 물론 멤버별 개성을 강하게 표출하는 방식이다. 최근 많은 아이돌그룹이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방탄소년단을 따라 이 같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권오태 콘텐츠진흥원 대외협력실장은 “방탄소년단처럼 유튜브나 SNS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더 섬세하고 다변화된 방식으로 해외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