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 전격 국영화… 중국 자본의 '민낯'

중국 정부, 자산 119조원 금융사 경영권 접수

동양생명·ABL생명 지분 매각 가능성도
한국 동양생명과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 대주주인 중국 안방보험의 경영권이 앞으로 1년 동안 중국 보험당국에 넘어간다. 우샤오후이 안방보험 회장은 법정에 서게 됐다. 중국 당국이 안방보험의 해외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도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23일 성명을 통해 내년 2월22일까지 인민은행 등 다섯 개 부처로 구성된 팀이 안방보험을 위탁경영한다고 발표했다. 위탁경영팀은 안방보험그룹의 주주총회, 이사회, 감사회 직무를 중단시키고 관련 업무를 넘겨받았다. 보험감독관리위는 “작년 6월부터 안방보험그룹을 실사한 결과 보험업법을 위반해 회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경영관리 결정 배경을 밝혔다.

안방보험 창업자인 우 회장은 경제범죄 혐의로 기소하기로 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로 알려진 우 회장은 2004년 안방보험을 세운 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10여 년 만에 자산 기준 중국 3위 보험사로 키웠다. 이 과정에서 자금 출처를 둘러싼 의혹이 제기되자 중국 당국은 지난해부터 안방보험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한국 보험업계에선 안방보험의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중국 당국이 동양생명과 ABL생명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는 그동안 안방보험에 해외자산 매각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은 “당장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강경민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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