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를 100 대 0으로 제압한 데 이어 체스, 장기도 이긴 ‘알파고 제로’가
[기고]

인공지능, 응용분야서 경쟁력 키워야

입력 2018-01-03 17:49:44 수정 2018-01-04 00:06:39
2020년 50조원 넘을 세계 AI 시장
인재·데이터 늘리고 민간투자 유도
규제개선 통한 선순환 생태계 절실

노규성 < 선문대 교수·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 >
알파고를 100 대 0으로 제압한 데 이어 체스, 장기도 이긴 ‘알파고 제로’가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는 것을 보면서 새해를 맞았다. 인공지능은 새해에도 자기 진화를 가속화할 것이다. 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 적용이 확대되며 우리의 삶과 사회를 송두리째 바꿀 태세다.

의료의 경우 인공지능과 융합돼 스마트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치매 진단 로봇 ‘루드비히(Ludwig)’는 치매환자와의 대화를 통해 기억력 등 환자의 상태를 분석하고 치매 상태를 진단해 준다. 수술도 인공지능이 대신해 준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치과의사의 임플란트 시술에 ‘요미(Yomi)’란 로봇 시스템 사용을 허가했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따르면 전 세계 인공지능 시장은 2016년 80억달러(약 9조원)에서 2020년 470억달러(약 53조원)로 연평균 55.1%씩 성장할 전망이다.

세계는 인공지능 시장 선점을 위한 전쟁에 돌입했다. 2016년 기준으로 인공지능 분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는 지난 5년 대비 최고 규모로 증가했다. 인공지능 선도국인 미국이 2016년 10월 ‘국가 인공지능 연구개발(R&D) 전략계획’을 수립했다. 중국도 지난해 ‘차세대 인공지능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까지 이 분야 최강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상황은 어떤가. 지난 9년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뇌과학 연구와 소프트웨어 투자가 멈춘 결과 인공지능 기술은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산업생태계도 형성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맞다. 선진국 대비 2.4년의 기술 격차, 세계 10위권 밖인 연구 실적은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논의가 뜨겁지만 기술경쟁력은 취약하다. 이제라도 기업이 인공지능 파도에 올라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첫째, 인재를 모아야 한다. 국내 주요 대학들이 키운 몇 안 되는 인공지능 인력을 구글, 페이스북 등 선진 기업들이 입도선매하고 있다. 이들의 유출을 막을 방도부터 마련해야 한다. 중소벤처는 인재 영입은 엄두도 못 낸다. 인공지능 분야 맞춤형 인재 육성 프로그램을 지원해야 한다.

둘째, 인공지능의 핵심 연료인 데이터 기반 확충이 절실하다. 국가 차원의 ‘데이터 기본법’ 제정 등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중소벤처가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하고 테스트할 수 있도록 금융 법률 교육 의료 등 분야별 데이터 축적 및 활용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데이터 활용에 대한 국민적 동의도 긴요한 상황이다. 개인이 데이터의 주인임을 인식하되 사용으로 인해 창출된 가치를 공유하도록 하는 소위 ‘데이터 주권’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셋째, 인공지능과 융합하는 스마트 의료,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실증사업을 추진하도록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실증 과정에서 규제 이슈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인공지능 특구 지정, R&D, 구매, 테스트 베드, 규제 개선 등의 패키지형 지원 정책이 대안이 될 수 있다.

넷째, 뇌과학, 뇌·기계 인터페이스 기술 등 기초과학에의 R&D 투자와 함께 민간 투자 유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민간의 인공지능 관련 R&D 투자와 활용에 대한 세금 감면 등 혜택을 고려할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인공지능이다. 기초 기술과 데이터 기반은 뒤졌지만 응용 분야에서 먹거리와 일거리를 찾을 수 있다. 관련 산업 파이가 커지도록 선순환 생태계 기반을 구축해야 할 때다.

노규성 < 선문대 교수·4차 산업혁명위원회 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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