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금융권 신년인사회, 금융 CEO들로 '북적'… 민감한 질문엔 함구

김정태 하나금융회장, 연임 여부에 묵묵부답…위성호, 가산금리 인하 여부에 "검토 중"

금융팀 =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전국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 주관으로 3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년 범금융 신년인사회'에는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금융당국 관계자와 국회의원, 금융협회 및 금융회사 대표 등 1천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금융권 CE0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기자들과도 만나 현안에 관해 이야기 나눴지만 민감한 질문에는 함구하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지배구조 관련 문제가 가장 큰 이슈였다.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연임 도전 여부 등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행사 내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가 신년인사회 중간에 행사장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오는 3월 임기가 끝나는 김 회장은 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압박과 관련해 논란의 한 가운데 서 있다.

당국은 지난해부터 금융지주의 지배구조와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했으며 하나금융에 경영 유의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반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차기 회장 선출 방식과 관련 회장추천위원회에서 회장을 제외할지 여부에 대해 "현재까지는 지배구조 상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기회가 되면 앞으로 논의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글로벌 전략에 대해서는 "그동안 벌려놓은 일이 많아 마무리하기 바쁘다"며 "일단은 플랫폼이 있는 동남아 지역부터 할 것"이라고 답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부회장직을 신설과 관련 "더이상 부회장직을 신설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KB금융은 최근 계열사인 KB부동산신탁에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친노' 인사로 알려진 김정민 전 사장을 선임했다.

이 때문에 최근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관련 압력을 받던 KB금융이 문재인 정권을 의식해 일부러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정권과 가까운 인사를 앉힌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또 3년째 공석인 국민은행 감사 선임 문제에 대해서는 "(감사 선임은) 3월 주총까지 허인 행장이 알아서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은행장들에게는 구조조정이나 금리 등이 화제였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인상한 주택담보대출 가산금리를 다시 내릴지에 대해 "지금 담당 부서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말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과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한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각각 0.05%포인트씩 인상하자 금융당국은 "가산금리 인상에 납득할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또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해 말 시행한 점포 감축과 임금피크제 대상자 희망퇴직 접수와 관련해 "점포 감축은 통상적인 범위에서 한 것"이라며 비대면 강화에 따른 축소는 아니라고 밝혔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도 영업점 축소에 대해 "지점을 기능별로 통폐합하는 작업이 현실적"이라며 "규모는 유지하겠지만, 기능별로 통폐합해 필요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보험사 CEO들에게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이 주요 이슈였다.

정문국 ING생명 사장은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직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로부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올해 말에 ING생명 상표권 만료로 사명변경을 추진해야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아직 사명변경 준비를 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재원 현대라이프 대표는 유상증자 여부에 대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장사 잘하는 길밖에 없다"고 말했다.또 매각설은 부인하며 "대주주에게 먼저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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