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위안이 결제됐습니다." 중국 산시성 시안 장안구 한마을에 위치한 시장.
[조아라의 소프트 차이나]

성큼 다가온 무현금 사회…'국민 영수증' QR코드

입력 2018-01-03 15:27:43 수정 2018-01-03 16:08:36

QR코드로 결제하는 노점상. /사진=찐르토우티아오


"10위안이 결제됐습니다."

중국 산시성 시안 장안구 한마을에 위치한 시장. 비포장도로 위에 설치된 천막 아래에 고춧가루가 수축이 쌓인 플라스틱 상자가 보이네요. 상자 안 고춧가루 위에는 QR코드가 그려진 종이 2장이 보입니다.

상인은 면발을 뽑아내는 기계를 응시하며 고개를 떨구고 있습니다. 손님이 계산을 하려고 다가서도 팔짱 낀 두 손을 풀지 않네요. 상인이 움직이지 시작한 것은 손님이 휴대폰을 꺼내든 이후부터 입니다.

고춧가루 봉지를 받아든 손님은 상인의 휴대폰에서 결제 음성 서비스를 확인한 후 안심한 표정으로 천막을 떠났습니다. 이 음성은 방금 손님이 지불한 고춧가루 값이 상인의 계좌가 입금됐다는 확인 메시지 입니다.

생소할 수 있는 거래 방법이지만 최근 중국엔 이같이 QR코드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가 전국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는 물론, 서북부 산간 지역과 소수민족이 많은 작은 도시까지 모바일 결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알리페이에 따르면 2017년 중국 알리페이 이용자 수가 5억200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꼽히는 구이저우와 산시 지역의 모바일 결제 비율이 92%에 달했다고 합니다. 모바일 결제 비율이 90% 이상인 지역은 2016년 1곳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11곳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야채 가게 앞에 있는 QR코드. 휴대폰을 열고 스캔만하면 결제가 가능하다. /사진=바이두


중국의 모바일 결제는 길거리 노점, 편의점, 야채가게부터 심지어 학비와 공과금까지 생활 속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1초 남짓한 짦은 시간에 QR코드를 스캔하면 입금과 출금이 가능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죠.

최근에는 대중교통 결제에도 알리페이가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불과 몇년전에는 교통카드를 따로 구매해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야 했지만 이제는 모바일 결제를 통해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알리페이에 따르면 지난해 2억명의 중국인들이 모바일 결제를 통해 보험료 납부 등 100여개의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합니다.

모바일 결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서비스 기능 역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매년 개인 이용 내역은 물론, 국민 지출 내역을 발표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매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바일 결제를 사용했는지, 지역별, 용도별로 볼 수 있어 흥미롭습니다.

개인별로 거주 지역내에서 지출순위까지 나온다고 하니 소비 습관을 되돌아 볼 수 있어 편리하네요. 한편으로는 알리페이를 서비스하고 있는 알리바바가 나에 대한 '빅데이터'를 공급받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찝찝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휴대폰을 열고 QR코드 스캔만 하면 결제가 된다. /사진=바이두

모바일 결제가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타인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등 부작용도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 연말 상하이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종업원들이 실수로 결제금액 38위안(약6200원)을 5938위안(약 92만7000원)으로 입력하는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종업원도, 손님도 알아차지리 못하고 뒤늦게 식당 주인이 알아차렸다고 합니다. 또 어떤 초등학생은 한밤 중 부모님 휴대폰으로 몰래 게임을 하다가 거액의 게임 머니를 결제했다는 뉴스도 들리곤 합니다.

이처럼 모바일 결제는 편리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부주의하게 사용할 경우 난감한 경우에 맞닥뜨리게 될 수 있습니다. 지갑이나 모바일 결제나 모두 잘 갖고 주의해서 써야 한다는 점은 똑같은 것 같습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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