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지배구조는 롯데그룹의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꼽혔다. 계열사 간 지

신동빈 2년… 롯데 순환출자 75만개→0개로

입력 2018-01-02 19:30:02 수정 2018-01-03 06:11:33
6개사 분할…지주사로 합병

"투명한 롯데 만들자" 의지 표명
2015년 지배구조 개선 TF 발족
올해 4월께 순환출자 고리 '제로'
롯데지주 최대주주 신동빈 회장
핵심 계열사 장악력 높아져
복잡한 지배구조는 롯데그룹의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꼽혔다. 계열사 간 지분을 서로 보유한 상호출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순환출자 고리가 2014년 6월 기준 74만8963개였다. 롯데 임원들조차 지배구조 관련 질문을 받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롯데의 순환·상호출자 구조 완전 해소는 신동빈 회장 체제 아래 ‘투명한 롯데’로 거듭났다는 의미가 크다.


신 회장 약속 2년여 만에 실현

롯데가 대홍기획 등 6개 비상장 계열사의 투자 부문을 떼내 롯데지주에 합치기로 한 것은 온전한 지주사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다. 작년 10월 롯데지주 출범 이후 롯데엔 13개 순환·상호출자 구조가 새로 생겼다. 공정거래법상 오는 4월까지 해소해야 한다. 작년 11월 말 2개의 고리를 끊어 현재 11개가 남았다. 이번 6개 비상장사 분할·합병이 마무리되면 순환·상호출자 고리는 ‘0’이 된다. 분할·합병 과정에서 비상장 6개사가 보유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지분 블록딜을 통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에 매각됐다. 일반 지주사는 금융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이다.

신 회장의 ‘투명경영’ 약속이 지켜졌다는 의미도 있다. 신 회장은 2015년 8월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순환·상호출자 끊기에 나섰다. 그는 당시 “롯데그룹의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한 변화와 혁신의 첫걸음”이라며 “겸허한 마음으로 착실히 준비해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기대를 회복해 나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신 회장의 투명경영 선포 때 롯데의 순환·상호출자 고리는 276개였다. 두 달 만인 2015년 10월 67개까지 줄였다. 작년 10월 지주사 출범으로 그 대부분을 정리했다. 이번 계열사 분할·합병으로 2년여에 걸친 지배구조 개선이 일단락된 셈이다.

계열사 기업 가치 상승 기대

신 회장의 경영권은 더욱 공고해진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는 신 회장이 지분 10.5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우호 지분을 합하면 지분율이 40% 안팎에 이른다. 신 회장이 장악한 롯데지주는 현재까지 42개 계열사를 편입했다. 이번에 6개 비상장 계열사의 분할·합병 과정이 끝나면 편입 계열사는 51개(자회사 24개+손자회사 27개)로 늘어난다. 1~2년 안에 화학·건설 부문 등을 포함해 총 70개로 늘릴 계획이다.

롯데 계열사의 기업 가치가 높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롯데의 복잡한 출자 구조는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의 성향 탓이 컸다. 신 총괄회장은 계열사를 단일 기업으로 보지 않았다. 롯데그룹 테두리 안에서 한 기업처럼 생각했다. 계열사에 돈이 필요하면 여유 있는 다른 계열사에서 갹출해 지원하는 식으로 사업을 키웠다. 50여 년간 이렇게 출자를 거듭한 탓에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구조가 된 것이다.

신 총괄회장의 이런 성향은 속도와 일사불란한 체제가 중요했던 과거엔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좋아하지 않았다.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여겼다. 계열사들이 사업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라 지분 등 묶여 있는 자산이 많아 자기자본순이익률(ROE) 또한 낮았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분 정리가 완료되면 계열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