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따뜻한 기술, 따뜻한 심장… '나눔 온도' 는 오늘도 100℃

맞춤형 사회공헌 기업이 뛴다
Getty Images Bank
삼성전자는 지난 8월 가상현실 기기인 기어VR 전용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릴루미노를 활용해 2억5000만 명이 넘는 전 세계 저시력 장애인의 시력을 정상 시력의 80%까지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개발 책임자인 조정훈 C랩 리더는 “VR을 활용한 세계 첫 시력 개선 기술로 대당 1000만원이 넘는 시력 개선 보조기기보다 시력 개선 효과가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이 앱은 지난해 3월 출시된 갤럭시S7 이상 모델에 무료로 깔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2010년부터 창업용 차량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활동인 ‘기프트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200대가 넘는 차량을 사회 곳곳에 전달하며 호평받았다. 차량을 지원받은 창업자들은 월평균 소득이 지원 전보다 2~3배 이상 증가했다. 꾸준히 300만~400만원 이상의 월소득을 올리는 창업자도 늘고 있다. SK는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영리기업인 사회적 기업 지원을 통해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LG는 “국가와 사회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한 ‘LG 의인상’을 제정해 58명의 시민 영웅을 시상했다.기업의 역량과 자원을 활용한 사회공헌이 증가하고 있다.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재능을 활용한 사회공헌을 원하는 기업 임직원이 늘고 있어서다.

통 큰 이웃사랑 성금 행렬

한화 점자달력 봉사단 발대식에 참가한 자원 봉사자들이 점자달력 제작에 앞서 저시력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시각장애를 직접 체험 해보고 있다. 한화 제공
재계의 사회공헌 활동은 연말을 맞은 성금 행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계열사들은 올해 이웃사랑 성금 5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쾌척하기로 했다. 2012년부터 6년 연속 500억원을 기탁한 것으로 그동안 삼성이 내놓은 누적 성금액은 520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연말 성금과는 별도로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지역에 3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와 SK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의 연말 성금도 줄을 잇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포항 지진 피해 지원금 20억원을 전달했다. 현대차그룹은 지진 피해를 본 현대·기아차 차량을 대상으로 수리비를 최대 50%까지 지원하고 무상 세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그룹도 이웃사랑 성금 120억원과 포항 지진 피해 복구와 이재민 복지를 위해 재해구호성금 20억원을 기탁했다. 포스코도 계열사 등을 통해 20억원의 지진 피해 복구 성금을 내놨다. GS그룹도 연말 이웃사랑 성금 40억원과 최근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 주민들을 돕기 위해 성금 1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맞춤형 사회공헌 주목
삼성전자 장애인 시력보조 기기 ‘릴루미노’ 개발팀원들이 삼성전자 가상현실 기기인 기어VR을 통해릴루미노 앱을 시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맞춤형 사회공헌을 강화하는 것도 최근 트렌드다. SK그룹은 기업의 메커니즘과 경영 효율성을 바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기업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SK는 2년째 사회성과인센티브 추진단과 함께 사회적 기업의 성과를 평가해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 어워드’를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한 뒤 이에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올해는 93개 사회적 기업에 48억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SK는 이달 초 사회적 기업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최초의 민간 펀드를 결성하고 투자자로 참여했다. 한화그룹은 50명의 자원 봉사자와 함께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달력을 제작하고 있다. 한화는 2000년 점자달력을 처음 제작한 이후 발행 10주년인 2009년부터 연간 5만 부를 제작하고 있다. 지금까지 누적 발행부수는 67만 부에 달한다. 봉사자들은 한 달간 점자인쇄물의 차례를 맞춰 와이어링을 끼운 뒤 포장하는 작업을 맡는다.사회공헌 연합체도 등장

최근엔 기업들이 함께 힘을 모은 사회공헌 연합도 등장했다. 금호타이어와 LIG넥스원, SM엔터테인먼트 등 25개 기업이 모인 국내 최초 사회공헌 연합체인 ‘행복 얼라이언스’가 대표적이다. 대기업 계열사가 전략과 자원을 공유해 시너지를 내듯 행복얼라이언스 사업도 확장되고 있다. 식품과 의료,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참여해 각 사의 장점을 살리는 방식이다.

결식 이웃들에게 도시락형 급식을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인 ‘행복도시락’에는 비타민엔젤스와 토니모리, 한성기업이 제품과 지원금을 기부하기로 했다. 금호타이어는 사회공헌 활동에 쓰이는 차량의 타이어를 교체해주고, LIG넥스원은 아이들에게 전시회 참여 같은 교육 기회를 제공했다. 로앤컴퍼니는 아이들을 위한 법률 서비스를 지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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