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 라이프] 강호찬 사장, 폭스바겐 등 유럽 타이어 영토 확장 나서

나의 도전, 이 순간 -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

스노보드로 다진 강한 체력·친화력 무장

현장 밑바닥부터 경영수업…항상웃는 '스마일맨' 별명도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가운데)이 지난 1월 서울 방배동 넥센빌딩에서 열린 ‘올해의 넥센인’ 시상식에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손승락(왼쪽)·강정호 선수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넥센타이어 제공
‘웰컴 넥센타이어(Welcome Nexen Tire).’

지난해 9월30일 미국 디트로이트의 크라이슬러 공장에 이런 현수막이 내걸렸다. 넥센타이어가 크라이슬러의 신차용(OE·original equipment) 타이어 공급사로 선정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위해서였다. 이 행사에는 이현봉 부회장과 함께 또 한 사람이 참석해 주목받았다.바로 강호찬 사장(43)이다. 강병중 회장의 외아들인 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크라이슬러와 거래를 트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 1월 크라이슬러는 ‘2014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넥센 제품을 기본 타이어로 장착한 중형 세단 ‘뉴 200’을 공개했다. 회사 관계자는 “점차 신뢰가 두터워지고 있는 크라이슬러와 넥센타이어의 협력에 오너가(家) 경영자인 강 사장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2009년부터 넥센타이어의 영업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 영업에 집중했다. 지난해 넥센타이어의 OE 타이어 공급 차종은 2개에서 11개로 늘었다. 크라이슬러를 통해 미국 OE 시장에 처음 진출했고 피아트, 폭스바겐과도 계약을 맺으며 유럽으로 공급 지역을 넓혔다. 이 덕분에 넥센타이어는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강 사장은 한 달에 두세 번씩 해외출장을 간다. 새롭게 OE 타이어를 공급할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찾아 설명하고 창녕 생산공장 견학 등을 조율하는 게 그의 몫이다.스노보드로 다진 강한 체력은 국내외를 넘나드는 강행군을 버텨내는 힘이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대학시절 스노보드 아마추어 선수로 뛰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2000년대 초반 ‘넥센 스노우보드팀’을 만들어 후원했다. 강 사장은 그때 스포츠 마케팅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2010년 프로야구팀 넥센 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 참여를 주도했다. 넥센타이어는 프로야구 메인 스폰서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강 사장은 조화와 협력을 중시한다. 해외 유학을 마다하고 2001년 넥센타이어 재경팀 과장으로 입사한 뒤 한 울타리에 있는 양산공장에서 밑바닥 일을 배우며 몸으로 익힌 경영관이다. 처음엔 조심스러워하던 근로자들은 격의 없이 웃으며 다가오는 그를 보고 ‘스마일맨’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강 사장은 현장에 이어 경영기획실과 영업본부 임원 등을 차례로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은 뒤 2009년 1월 넥센타이어 사장에 취임했다. 2012년 지배구조 개편 때 그룹 지주회사인 (주)넥센의 최대주주(50.51%)로 올라섰고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그룹 경영 전반을 아버지 강 회장과 함께 이끌고 있다. 그럼에도 강 사장은 여전히 몸을 낮추면서 외부에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강 회장이 왕성하게 활동 중인 만큼 현장 경영에 전념하는 모습이다.중국 칭다오 공장에 이어 유럽과 미국에 현지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넥센타이어는 지금 글로벌 타이어 메이커로 본격 발돋움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 해외 사업을 앞서 이끌고 있는 강 사장의 도전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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