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매미' 산업계 강타 … 피해 극심

제14호 태풍 '매미'가 동부와 남부지방을 강타하면서 최악의 정전사태가 발생해 주요 생산시설의 조업이 전면 중단되는 등 산업계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부산항 컨테이너 부두의 대형 크레인이 상당수 전복되거나 궤도를 이탈,수출입화물 처리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일부 지역은 전력이 공급되지 않아 복구에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 13일 산업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태풍 매미의 영향으로 고리원전 1∼4호기와 월성원전 2호기 등 발전시설 가동이 전면 정지되고 창원·거제지역 송전철탑 10여기가 파손됐다. 이에 따른 대규모 정전사태로 SK㈜ 에쓰오일 대한유화 태광산업 등 울산·온산공단 내 20여개 업체가 가동이 중단되는 피해를 입었다. 여수공단에서도 LG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 등 10여개 업체의 가동이 중단돼 수백억원대 손실이 발생했다. 정전사태에 따른 피해가 정유·석유화학 등 장치산업에 집중됨에 따라 완전 복구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창원지역도 송·배전시설 파손으로 두산중공업 볼보건설기계코리아 통일중공업 등의 복구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태풍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도 속출했다. 현대중공업은 건조 중이던 20만t급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설비)가 강풍에 떠내려가 인근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 중이던 3만7천DWT급 PC선과 부딪쳤다. 이 사고로 선박과 현대미포조선 안벽이 크게 부서져 적게는 수백억원,많게는 수천억원의 피해가 났다. 거제도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거제조선소는 크레인 파손과 선박 손상 등으로 수백억원대 손실을 입었다. 통영의 신아조선도 건조 중이던 화물선 1척이 유실됐다. 항만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시설의 피해도 컸다. 부산항의 경우 초속 40m가 넘는 강풍으로 컨테이너 전용부두의 대형 크레인 11기가 무너지거나 궤도를 이탈했다. 신감만부두에서는 대형 컨테이너 크레인 7기 중 6기가 넘어졌으며,자성대부두에서는 크레인 12기 중 2기가 넘어지고 3기는 궤도를 이탈했다. 전복되거나 궤도를 이탈한 11기의 크레인은 총 48기인 부산항 컨테이너 부두 크레인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수출입 물류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부산=김태현·정태웅·이심기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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