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엔지니어는 떠올리지 못하는 '디자이너의 생각'
“나에게는 세상 그 어떤 것도 디자인이 아닌 게 없다. 디자인은 인간이 만든 창조물의 본질이다.”

애플을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스티브 잡스는 디자인을 이렇게 정의했다. 디자인은 단순히 커튼·소파의 표면이나 인테리어 장식 등 ‘겉치장’이 아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활동이다.

로봇, 메타버스 등 미래 신기술도 결국 디자인이 핵심이다. <디자인교육이 꿈꾸는 미래>는 코로나를 기점으로 기술 변화 속도가 빨라진 ‘뉴노멀 시대’에 디자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한다. 김효정 이화여대 교육대학원 미술교육전공 교수, 김태선 한양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가 함께 썼다.

저자들은 ‘불확실성의 시대’의 사회 문제를 해결하려면 틀에 박힌 사고가 아니라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때 필요한 게 ‘디자인 사고’다. 디자이너들은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사안을 분석하면서도 직관적인 통찰을 통해 문제를 바라본다. 기술적·사업적 타당성을 따지는 동시에 시각적 아름다움을 고민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표적인 예다. 과거 엔지니어들은 ‘어떻게 로봇이 인간을 잘 인식하도록 할 것인지’만 따졌다. 하지만 ‘불쾌한 골짜기(인간과 닮은 로봇을 볼 때 호감도가 높아지지만 일정 수준에 다다르면 오히려 불쾌감을 느끼는 것)’ 이론을 적용해 ‘인간이 어떻게 로봇을 잘 받아들이게 할 것인지’까지 고민하는 게 디자이너의 역할이다.

책은 디자인 사고가 무엇인지부터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미래 기술을 활용한 디자인 교육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까지 다룬다. 미술·디자인 교사나 예비 교육자, 디자인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 등의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이 풍부한 사례와 함께 담겨 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