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ADVERTISEMENT

    '포스트 단색화 거장' 김태호의 유작전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27일까지 표갤러리 '질서의 흔적'
    스승 박서보 "한 잔 나누세" 애도
    '포스트 단색화 거장' 김태호의 유작전
    “태호! 자네의 주검 앞에 나는 설 수가 없었네. 고교 1년생이던 자네를 제자로 받아 긴 세월 동고동락했네. 동료이며 동시에 자식 같은 자네의 죽음이 너무도 허망해서 마주하며 보낼 수 없었네. 뭐가 그리도 급해 먼저 가시는가. (중략) 거기서 기다리시게. 다시 만나 대포 한 잔 나누세.”

    지난 8일 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91)은 SNS에 이렇게 썼다. 4일 향년 74세로 세상을 떠난 김태호 전 홍익대 미대 교수(사진)에 대한 추모의 글이었다. 1세대 단색화가 박 화백과 하종현 화백(78)을 사사한 고인은 생전 단색화의 계보를 잇는 ‘포스트 단색화’ 대표주자로 불렸다.

    그가 캔버스에 색을 칠하고 칼로 긁어내는 과정을 스무 번 넘게 반복해 만든 ‘내재율’ 연작은 ‘벌집 회화’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았다. 연작 중 하나는 지난해 서울옥션 경매에서 2억1000만원에 낙찰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후학 양성에도 힘써 1987년부터 2016년까지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최근까지도 활발하게 작품을 그리고 전시를 열던 고인은 지난달 고향인 부산을 방문했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서울 체부동 표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던 개인전 ‘질서의 흔적’은 유작전이 됐다.

    갤러리 측은 전시를 오는 27일까지 연장 개최하기로 했다. 전시에서는 올해 신작인 ‘내재율 2022-57’을 비롯해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쌓아올린 작품 세계의 정수를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그가 지난해부터 만든 대체불가능토큰(NFT) 디지털 작품도 나와 있다. 고인이 끝까지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는 증거물이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이우환·박서보 화백까지…다큐 보러 거장들 '극장 총집합'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 있는 씨네큐브 광화문. ‘물방울 화가’로 잘 알려진 고(故) 김창열 화백(1929~2021)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rsqu...

    2. 2

      박서보·이우환까지 나타났다…극장에서 만난 미술계 거장들

      지난 19일 씨네큐브 광화문. '물방울 화가' 고(故) 김창열 화백(1929~2021)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물방울을 그리는 남자’의 첫 시사회 현장은 대한민국 미술계...

    3. 3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모두 뛰어든 수소인프라 시장

      원소기호 1번 수소(Hydrogen)의 이름은 그리스어로 물을 뜻하는 ‘hydro’와 생긴다는 의미의 ‘genes’에서 유래됐다. 1783년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