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양복처럼…자전거도 몸에 맞춰 피팅해야
최근 한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에 전 축구 국가대표였던 박지성 씨가 자전거로 제주도 산길을 오르는 장면이 방송됐다. 박씨는 선수 생활 내내 고질적인 무릎 부상으로 2014년 은퇴했다. 이 때문에 그가 무릎을 많이 써야 하는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는 모습은 생경하게 비쳤다.

자전거가 무릎 건강을 더 악화시키는 것 아닐까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이에 대해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자전거는 무릎 관절에 도움을 주는 운동’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봉수 바른세상병원 관절클리닉 원장은 “자전거를 자주 타면 무릎을 굽히고 펴는 힘을 관장하는 대퇴사두근(허벅지 위쪽 근육)이 튼튼해져 무릎 관절의 안정성이 높아지고 무릎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도 흡수해 준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자기 몸에 맞추지 않는다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막연히 자전거를 사는 데만 그치지 않고 반드시 피팅(사진)을 해야 하는 이유다. 자이언트코리아 GS 서포터로 활동 중인 김준호 씨(30)는 “안장 하나만 보더라도 지나치게 높으면 종아리 뒤쪽 근육이 아프고, 낮으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커져 심할 경우 물이 찰 수도 있다”며 “맞춤 양복을 살 때처럼 반드시 구매 전 전문 피팅숍에서 자기 몸과 맞춰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신길동에서 자이언트 전문매장인 타라바이크를 운영하는 양동각 대표도 “페달이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왔을 때의 무릎 각도가 130도를 유지해야 다리에 부담이 적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라이더들이 놓치는 상식 중 하나가 ‘주행 도로’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자동차 등과 함께 ‘차’로 분류돼 일반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서 달릴 수 있다. 대신 인도나 횡단보도에서 주행해선 안 된다. 혹시 모를 낙차 및 접촉사고에 대비해 헬멧은 반드시 쓰고, 블랙박스를 자전거 전면에 장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은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