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비온이 캐나다 방사성의약품 전문 제조업체와 손잡고 전립선암 방사성의약품 신약 후보물질의 미국 임상 채비에 나선다.

셀비온은 씨피디씨(CPDC)와 전립선암 치료용 방사성의약품(Lu-177 PSMA-DGUL)에 대한 생산·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6일 밝혔다. CPDC는 캐나다에 있는 방사성의약품 전문 생산업체로 후보물질 단계에 있는 방사성의약품의 임상시험부터 상업화까지 지원하고 있다.

회사는 씨피디씨의 생산시설에서 Lu-177 PSMA-DGUL의 임상용 의약품을 제조해 미국 지역 임상에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셀비온 관계자는 “생산공급 계약 외에도 아시아·북미 지역 방사성의약품 시장 진출에 대한 상호 동반자적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Lu-177 PSMA-DGUL은 셀비온이 국내에서 임상 1·2상을 진행 중인 전립선암 치료 후보물질이다. 이 후보물질은 노바티스가 지난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승인받은 ‘플루빅토’와 동일한 PSMA 결합 리간드와 방사성 동위원소를 갖고 있다. PSMA는 전립선암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다. 약물의 리간드가 전립선암에 있는 PSMA에 결합하면, 약물에 탑재된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177이 내는 방사선의 에너지가 암세포를 죽인다. 노바티스는 플루빅토가 연매출 20억달러(약 2조5300억원)의 ‘블록버스터’ 신약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체내 단백질을 인지하고 결합하는 리간드와 방사성동위원소, 그리고 둘 사이를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된다. 셀비온의 Lu-177 PSMA-DGUL은 링커에서 플루빅토와 차별화 했다.

회사 관계자는 “체내 대사 과정 중 리간드와 방사성동위원소가 쉽게 서로 분리되지 않는 단단한 링커를 이용했다”며 “그 결과 체내 약물 대사작용이 더 안정적이고, 정상조직 내 방사선량 축적이 낮아 경쟁약물 대비 유효성과 안전성 면에서 앞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체내 대사 과정 중 리간드와 방사성동위원소가 임의로 분리되지 않아, 약물에서 떨어져 나간 방사성동위원소가 체내 원치 않는 곳(장기 등)으로 가는 ‘오프타깃 효과’가 더 적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유효성과 안전성을 바탕으로 Lu-177 PSMA-DGUL을 ‘베스트인클래스(Best-in-class)’ 신약으로 개발하겠다”고 했다.

셀비온은 국내 1상에서 Lu-177 PSMA-DGUL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2상을 조기 마무리해 국내 출시 일정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또 CPDC와 생산공정 조율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올 하반기에 Lu-177 PSMA-DGUL의 임상 1상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청해 내년부터 현지 임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