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린  '2021 이공계여성 채용 박람회'의 세상을 바꾸는 여성엔지니어 토크콘서트에 출연한 (왼쪽부터)김혜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 연구원, 전현주 LG전자 UX연구소 선임연구원, 문별 DL이앤씨 토목사업본부 토목견적팀 사원. / 사진=최혁 기자
29일 열린 '2021 이공계여성 채용 박람회'의 세상을 바꾸는 여성엔지니어 토크콘서트에 출연한 (왼쪽부터)김혜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 연구원, 전현주 LG전자 UX연구소 선임연구원, 문별 DL이앤씨 토목사업본부 토목견적팀 사원. / 사진=최혁 기자
"나를 먼저 알고 성장해야 기획를 얻을 수 있습니다."(전현주 LG전자 UX연구소 선임연구원)

"꾸준함도 실력입니다. 다양한 경험으로 자신의 길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융합기술연구소 연구원)

"조직에서 소수가 되는 것을 두려워 마세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문멸 DL이앤씨 토목사업본부 토목견적팀 사원)

20~40대의 이공계 여성들이 한 자리에 모여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조언을 쏟아냈다. 2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이공계여성 채용 박람회'에서 '세상을 바꾸는 여성엔지니어 토크콘서트'를 통해서다.

전현주, 김혜림, 문별 등 3명의 여성 이공인들은 자신들이 꿈을 펼치기 위해 걸어온 길과 현재의 업무, 애로사항 등을 설명했다. 유튜브로 생중계된 이번 토크콘서트는 채팅방에 질문이 쏟아지면서 큰 호응을 받았다.

'세바여'라는 약자로도 불리는 '세상을 바꾸는 여성엔지니어'는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witech)가 2004년부터 매년 내고 있는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공계 분야에 관심이 있는 중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사회에 먼저 진출한 선배들의 경험담을 담은 책이다. 이번 채용박람회에는 세바여에 원고를 기고한 선배들 중에서 각 연령별, 분야별로 3명이 참석해 경험담을 나눴다.
전현주 LG전자 UX연구소 선임연구원./ 사진=최혁 기자
전현주 LG전자 UX연구소 선임연구원./ 사진=최혁 기자
전현주 선임연구원은 'SA를 통한 나의 일 찾기'를 주제로 얘기를 나눴다. SA는 Self-Analysis의 약자로 자기분석이라는 뜻이다. 자기 자신을 분석하돼 혼자만이 아니라 다양하게 그룹을 지어서 SA를 해보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갔다는 얘기를 들려줬다.

전 선임연구원은 "직업을 찾는 것 뿐만 아니라 조직 내에서도 SA는 미션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그리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화면에 나타나는 터치 키보드 디자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세계3대 디자인상인 레드닷(Red Dot)에서 Best of the Best 상을 공동으로 수상했다. 기술사이기도 한 전 연구원은 현재 국제적 교류를 통해 업무력을 더 높여가고 있다.

김혜림 연구원은 학교에서 오랜시간동안 연구를 하다가 사회에 진출한 경우다. 김 연구원은 "저는 뛰어났다기 보다는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빛을 발한 경우"라고 소개하면서도 "한번 시작한 건 끝까지 파보고 가보는 스타일이다보니 사회에 진출할 당시에는 의외로 깊은 지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학부에서 전공은 섬유였고 부전공은 패션이었다. 하지만 대학교를 졸업할 당시 준비한 게 없어서 학교에 계속 있는 선택을 했다고. 하지만 막상 시작한 학교생활에서 그는 실험하고, 공부하고, 분석하고, 그리고 논문 쓰고를 반복하면서 생활화했다. 그렇게 루틴처럼 13년을 생활하면서 연구성과를 쌓여갔고 취미생활이었던 요가와 서핑이 결합된 연구성과들이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하나하나씩 파다보니 어느새 멀티플레이어가 되어 있었다"며 "다행히 가족들이 재촉하지 않고 기다려 준 점도 늦었지만 꿈을 찾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공계여성 채용박람회] "두려움 보다는 '도전'의 기쁨 누리세요"
문별씨는 대학에서 전공선택부터 여직원이 드문 건설회사에서의 직장생활을 현실적으로 그려내서 눈길을 끌었다. 문별씨는 "물화생지(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의 약자)에서 화학을 가장 좋아했고 관련 학과에 가고 싶었다"며 "여고를 다니면서 전공을 알아보다 자연과학보다는 공대가 멋있어 보여서 토목환경공학을 전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환경공학을 보고 전공을 했는데 토목에 관련된 전공과목들은 배우면서 재미를 느꼈다"며 "구조며 콘크리트, 토질, 건설관리 등 과목마다 흥미롭다보니 자연스럽게 건설회사를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취직보다 학교에 있을까도 고민했지만 문 씨는 '경험'을 선택했다.

그는 "건설회사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군대식’, ‘수직적구조’ 등의 수식어를 떠올리실 것 같다"면서도 "이에 대한 답은 맞다 혹은 틀리다 가 아닌 ‘틀려가는 중’"고 전했다. 여직원이 소수다보니 실수가 크게 번지기도 하는 반면, 성과에 대해서는 부각되는 면이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조직 내에서 동일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이공계 여성들이 건설업계에 많이 진출하는 게 과제라고도 했다.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사)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가 주관한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산업단지공단, 한국공학교육학회, 한경닷컴 등이 후원한다. 행사는 오는 12월 31일까지 온라인으로 지속될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