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LG화학, 비행체용 배터리도 앞서간다
세계 1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 LG화학이 비행체용 배터리 개발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LG화학은 1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고고도 장기 체공 태양광 무인기(EAV-3)에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 성층권에서 비행하는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무인기는 낮에는 태양전지 에너지로 날고 밤에는 배터리에 충전된 전력을 활용해 비행한다. 충전은 날개 위 태양전지판으로 한다. 날개 길이는 20m, 동체 길이는 9m다. LG화학은 지난달 3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고흥 항공센터에서 EAV-3에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한 뒤 오전 8시36분부터 오후 9시47분까지 약 13시간 동안 비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번 테스트에서 EAV-3는 고도 22km까지 올라가 무인기 기준 국내 최고 고도 비행 기록을 달성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성층권은 온도가 영하 70도에 달하고 대기압은 지상 대비 25분의1 수준으로 진공상태에 까깝다"며 "극한 환경에서 차세대 배터리인 리튬황 배터리의 안정적인 충방전 성능을 확인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리튬황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차세대 배터리 중 하나로 꼽힌다. 양극재에 황탄소 복합체, 음극재에 리튬 메탈 등 경량 재료를 사용해 무게 당 에너지 밀도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1.5배 이상 높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보다 가볍고 희귀 금속을 사용하지 않아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전기차 뿐 아니라 드론, 개인용 항공기 등 미래 운송수단의 성능을 좌우할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LG화학 미래기술연구센터 혁신전지 프로젝트팀은 1년 6개월 동안 성층권의 환경과 비슷한 극한의 환경을 재현해 낮은 온도와 기압에서 리튬황 배터리 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비행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LG화학은 리튬황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해 수일 이상의 장기 체공 비행을 시연할 계획이다. 에너지 밀도가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2배 이상인 리튬황 배터리를 2025년 이후 양산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노기수 LG화학 사장은 "이번 비행 테스트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세계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