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 리서치 센터장 양기인의 기본에 충실한 행복 투자

연말에 후배 애널리스트를 호되게 혼낸 적이 있다. 시장 평가에 대한 피드백 차원이었는데 분석을 정량적인 잣대로 하지 않고 머리로 하려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시장 분석을 머리로 한다면 의외로 쉬울 수 있다. 그만큼 주가는 사람의 머리를 뛰어 넘는 고차원 방정식 같다. 그럴수록 기본에 충실하고, 각종 신문과 보고서의 행간 의미를 읽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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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은 강도 높은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의 대책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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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은 강도 높은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의 대책이 필요

 

현재의 주식시장은 리먼사태의 연장선 상에서 봐야 한다. 돈이 풀리기는 했지만 민간 부실은 정부로 대부분 전이 됐고, 구조적인 재정적자까지 더해져 정부의 부채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게다가 리먼사태의 진원지인 주택시장 침체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다만 리먼사태는 예측 불가능한 위기로 금융기관의 시스템 리스크(부도)를 수반했으나, 지금의 위기는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위험이라는 점에서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의 부도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

 

문제의 심각성은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미국과 유럽에서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의 강도 높은 대책이 나와야 한다. 현 상황을 방치하거나, 대책 마련이 실기할 경우 이들 지역의 경제는 더블딥(이중침체)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국은 강력한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 유럽은 ECB 양적완화가 최적 대안

 

미국과 유럽에서 내놓을 대책에는 뭐가 있을까? 먼저 미국은 오바마 정부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4,470억달러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주택시장 침체와 구조적 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이 기대 이하였기 때문이다. 즉 주택시장 지원책은 거의 없었고, 고용 개선 및 승수 효과가 큰 인프라(사회간접자본) 투자에 겨우 600억 달러가 배정됐을 뿐이다. 미국은 리먼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던 부동산 경기 회복과 가계 소비 안정을 위한 고용 창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오바마 정부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만 했다. 하지만 여야 간 향후 10년간 2.4조 달러에 달하는 재정긴축에 합의한 상황이라 민간부문이 이를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이 존재한다.

 

미국의 8월 고용지표와 2/4분기 경제성장률을 보면 더블딥에 대한 우려를 갖기에 충분하다. 신규로 늘어난 일자리는 제로(0) 수준이고, 부양책이 없을 경우에는 마이너스(-) 성장까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 문제는 경기 부양책이 필요한 시점에 재정 감축을 꺼내 들었다는 점 역시 이러한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재정 감축보다 당장 시급한 것은 역성장을 저지하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강도 높은 대책을 추가로 내놓아야 하는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 합의가 쉽지 않다는 점과 민간 자본에 의존한 부양책을 기대해야 한다는 점이 여전히 넘어야 할 과제이다.

 

유럽은 여러 대안들이 논의 중이나, 유럽중앙은행 (이하 ECB)의 양적완화가 최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유로본드의 발행은 법적 및 제도적 정비가 필요한 데다가 국가별 조달 비용에 대한 차이(조달 금리 수준의 차이)로 인해 독일을 비롯한 재정 우량국의 참여 유인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빠른 시일 내 도입되기 어려울 것이다.

반면 ECB의 양적완화는 유로화 약세를 수반하기 때문에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독일에게 결코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신흥국들의 인플레이션(물가) 부담도 크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의 양적완화와 달리 ECB의 양적완화는 재정적자라는 수렁에 빠진 미국과 유럽이 기초 체력(펀더멘탈)을 회복하기 위한 시간 벌기용으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글로벌 공조의 부담 요인: 미국과 유럽의 자구책(경기 부양책 포함) 미흡, 중국과 독일의 지원 인색, 그고 2012년 주요국의 대선과 총선 일정 등 à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한 투자전략 필요

 

작금의 세계 경제와 증시가 회복되기 위해서는 단기적(1년 내외)인 극약 처방이 필요하다. 대규모 재정 감축을 통한 재정 건전성 개선은 장기적(10년 이상 소요)인 시각에서 접근할 문제다. 지금은 단기적으로 기초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시간 벌기용 정책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국제 사회는 미국과 유럽에게 결자해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공조는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흥국과 유로존의 대부(代父)인 중국, 독일이 지원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재정적자 감축안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선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2012년 각국의 대선과 총선 일정도 공조를 어렵게 할 변수이다. 특히 우리가 외환위기(IMF)를 겪었던 것처럼 이해 당사자인 미국과 유럽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

 

따라서 지금은 지원에 인색한 태도를 취하는 중국과 독일, 글로벌 주식시장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납득할 만한 수준의 경기 부양책(자구책 포함)이 나와야 한다. 그만큼 작금의 상황이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투자자들 역시 사태를 냉정하게 관망할 필요가 있다. 참고로 주요국들이 2012년 대선, 총선 일정은 다음과 같다. 대선은 핀란드 1, 대만 1, 러시아 3, 프랑스 4, 멕시코 7, 중국 10, 미국 11, 한국 12월이다. 그리고 총선은 한국 4, 아일랜드 5, 인도 7, 독일 9, 캐나다 10월이다.

 

종합주가지수 전망: 1700~1900 박스권 속에 직전 저점을 테스트하는 다중저점전망

 

종합주가지수(KOSPI)는 당분간 1700~1900선에서 Box권 랠리가 진행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직전 저점(지난 8 9일의 1,684P)을 여러 차례 테스트하는 다중저점을 형성하는 과정이 예상된다. 주도주는 당분간 존재하지 않을 듯 하다. 그러나 중국의 인플레이션(물가) 문제가 완화될 10월부터는 긴축 완화와 더불어 내수 진작책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안정 성장이 기대되는 중국의 소비, 국내 내수 관련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과 신흥국 경기는 이미 디커플링(탈동조화) 상태이다. 그러나 주가는 선진국의 더블딥 우려로 동조화 현상이 매우 강하다. 펀더멘탈이 뒷받침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세가 점차 둔화되면 중국이 통화긴축을 완화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신흥국 증시는 선진국과 달리 강세를 보일 개연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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